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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1주일만에 정기국회 복귀 결정

등록 2017-09-09 20:14수정 2017-09-09 21:43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 국정조사 추진” 명분
‘안보위기 속 보이콧’ 비판 여론에 슬그머니 복귀

주말 서울 강남 한복판서 정부규탄 집회 개최
일부 참석자 “문재인 탄핵” “박근혜 석방” 주장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5천만 핵 인질·공영방송 장악’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5천만 핵 인질·공영방송 장악’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9일 정기국회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 2일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지 1주일만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저녁 비상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방송장악 저지 국정조사를 관철하기 위해 원외 장외투쟁뿐만 아니라 원내에서도 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오는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결정한다고 했지만 이미 복귀 결정은 난 셈이다. 자유한국당 의원 상당수는 성과 없는 장외투쟁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 왔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워크숍 상임위별 분임토론 때 배포됐다는 문건을 거론하며 “방송장악을 위한 여당의 문건이 나온 이상 정부·여당이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여당으로부터 정기국회 참여 명분을 달라고 하기 전에 우리가 원내에서 가열차게 싸워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하자”고 말했다. 무턱대고 국회를 박차고 나온 뒤 복귀 명분을 찾지 못하다가 ‘방송장악 문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국회로 다시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관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여당에도 이를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며 국회 복귀 이유가 국정조사 요구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복귀 명분 만들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이 국정조사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힌 문건은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등 경영진 교체 방안 등을 담고 있는데, 민주당은 “실무자가 만든 단순 자료에 불과하다. 워크숍 참석자들도 잘 기억 못하는 자료”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서울서부지방노동청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를 거부하던 김장겸 사장에 대해 법원이 체포영장이 발부하자 국회를 박차고 나왔다. 이 때문에 지난 4일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불발은 물론, 제1야당의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물건너갔다. 특히 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며 한반도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도 ‘범법 피의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회를 거부한다는 여론의 싸늘한 비판을 받아왔다.

자유한국당은 정기국회 복귀 선언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홍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이날 집회를 위해 자유한국당은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에 ‘동원 인원’을 할당했다. ‘공영방송 파괴음모 방송장악 좌파독재’, ‘5천만 핵인질 지키자! 대한민국’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린 집회장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특히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 ‘박근혜 대통령 탈당을 반대한다’, ‘출당 금지 박 대통령’ 등의 손팻말이나 플래카드가 등장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연설에서 “언론장악 문건은 언론자유를 침해한 중대범죄다. 만약 박근혜가 이랬다면 당장 탄핵한다고 대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탄핵하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집회 사전행사에선 보수단체 회의원들이 “동성애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경석 목사는 연설에서 “박근혜·이재용도 무조건 무죄 석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자유한국당은 원내-원외 병행 투쟁 방침에 따라 오는 15일에는 대구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어 부산 등 권역별로 규탄집회를 이어가며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기 개발”을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의 정기국회 보이콧 철회 결정에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번 복귀를 계기로 반대를 위한 반대, 발목 잡는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국민이 바라는 희망적이고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데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지난 1주일 동안 안보위기 속에서 민생을 외면한 국회 보이콧이 얼마나 싸늘한 국민 여론에 직면했는지 잘 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도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철회로 정기국회를 정상화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자유한국당이 정부의 방송장악 중단을 명분으로 내세웠다면 법 제도 정비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도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정치권이 더는 광장으로 나가는 상황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결정한 만큼 문재인 정부와 여당도 성찰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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