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구의원 다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연우 후보(왼쪽)가 가 선거구에 출마한 이정현 후보와 함께 세그웨이를 타고 지역을 다니고 있다. 정연우 후보 제공.
정연우(40) 후보는 세그웨이를 타고 대구 봉덕동 일대(남구 다 지역구)를 구석구석 누빈다. 희귀한 운송수단만으로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그가 입은 더불어민주당 파란색 점퍼는 더욱 도드라진다. 정 후보는 대구 남구에 12년만에 나타난 ‘민주당 계열’ 후보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중퇴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음악인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고민했다. 중앙집권적인 사회 분위기가 나라의 창의력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문제의식이 강했지만 그의 눈에 비친 대구의 공무원들이 그랬다.
“지역에서 행사나 축제가 열리면, 서울에서 오는 연예인에게는 1천만원을 주면서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30만~40만원을 주며 흥정을 하더라고요. 대구가 ‘유네스코 창의음악도시’라고 홍보하면서도 지역 예술인들을 인정하지 않고 관리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지역 행정가들의 사고 자체가 중앙집권적이었습니다.”
이들을 견제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수십년 간 1당 독재가 지속된” 대구에서 지방정부를 견제하는 지방의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지난해 대구 중구 의회에서는 회의가 열려도 구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구정 질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대구 남구 의회의 1년 간 평균 조례 발의 건수는 0.7건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차에 민주당 중남구 김동열 지역위원장의 권유를 받았고 3일 동안 고민한 뒤 출마를 결심했다. 이정현(34)·정연주(40)·최창희(56) 후보도 남구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함께 출마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 후보는 “문 대통령 당선 1년이 지난 지금, 대선 때보다도 대구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는 걸 느끼고 있다”며 “민주당 조직도 덜 다져진 상태여서 젊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변화시킬 여지가 크다고 봤다”고 답했다.
2인 선거구인 이 곳에서 정 후보는 “체감상으로는 자유한국당도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며 당선을 자신했다. 그는 “국민들이 (지방의원을) 못 믿는 건 무엇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당선되면 의정 보고 등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소상하게 알리겠다고 했다. 또 “(의정비 사용 내역 등을)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일을 하고 있고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국민들이 감독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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