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전북 군산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군산/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의 개막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선포식 축사에서 이렇게 밝힌 뒤 “새만금에 새롭게 조성되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지에 관련 제조업체, 연구시설, 실증센터를 설치하여 재생에너지 기술력을 한 차원 더 끌어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태양광·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건강에너지이며 미래 시대를 여는 신성장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세계 추세에 뒤떨어진 우리나라 현실을 수치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기준으로 오이시디(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전체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5%에 달하고 중국만 해도 25%가 넘는다. 거기에 더해 오이시디 국가들은 작년 신규 발전설비의 73%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정도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작년 우리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8%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절반 이상이 폐기물 발전”이라고 소개한 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송하진 전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군산/청와대사진기자단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환황해 경제권 거점이라는 새만금 사업에서 재생에너지 분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일부 언론의 비판을 의식한 탓인지 “새만금 개발사업의 속도를 대폭 올리겠다”고 약속하면서 지난 9월 새만금개발공사를 설립한 점을 언급했다. 환황해 경제권 거점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키면서도 재생에너지 산업단지를 새롭게 추가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새만금개발공사가 “도민의 뜻에 부응하여 공공주도 새만금 개발에 박차를 가해주기 바란다. 지속가능한 미래신산업 발굴로 새만금 개발을 앞당기는 견인차가 되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 뒤 김현미(국토교통부)·성윤모(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등과 함께 수상 태양광 설치 현장을 둘러보면서 시설의 견고함, 환경오염 가능성에 대해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얼핏 이렇게 (수면 위에) 가볍게 얹혀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아주 강풍력에도 견딜 수 있게끔 견고하게 지지가 되고 있다는 말씀이죠?”라고 묻자, 현장 관계자는 “태풍 솔릭에도 1도도 틀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수상에 설치된 태양광 기자재는 중금속용출실험을 거친 뒤 엄선된 제품만 사용한다는 설명을 들은 뒤 “그건 잘 좀 홍보해 해달라. 지역에서는 그런 식의 오해를 하는 분들도 있고, 또 환경오염 관련 운동하시는 분들이 민감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태양광 볼 때마다 늘 궁금한 게 일조량 좋을 때는 발전이 잘 되는데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온다거나 하면 발전이 좀 어렵지 않은가?”라고 물으며 저장장치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관계자로부터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는 답을 들은 뒤 덴마크 순방 당시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덴마크는 풍력이 전체 발전의 한 55% 정도를 차지하는데 가장 큰 고민이 조건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발전이 잘 되었을 때 발전해 놓은 전력을 잘 저장했다가 사용해야 한다, 이런 것에 대한 기술 발전의 필요성이 가장 큰 과제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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