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일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방남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남북 간에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답방 시기에 관해 “김 위원장 답방 시기는 열려 있다. 상황의 진전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조기 답방은 확실하다”며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의 관련성을 묻자 “꼭 그것(북-미 정상회담)과 크게 연결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남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청와대는 ‘2차 북-미 정상회담→남-북-미 정상 종전선언→김 위원장 답방’을 이상적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여겼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온 북-미간 협상에 진전이 있어야 남북 정상간 대화의 폭도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종전선언과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도 연쇄적으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으나 청와대가 나서 ‘독자적인 답방’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북-미 회담 등과 연계되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김 위원장의 강력한 ‘비핵화 의지’ 및 자신감을 대내외에 표명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안을 지킴으로서 남북 관계 발전은 계속 진전될 것이라는 의지로 보일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또 방한한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이틀 연속 우리 정부 외교·통일 고위 인사들을 만나 남북관계 발전 속도조절을 주문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한 한-미 양국간 공조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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