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펙 기간 중 중·러와 정상회담

호주와도 양자회담…비핵화·평화정착 협력 요청
“트럼프 대신 참석할 펜스 미 부통령 면담 조율중”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7월 서울공항에서 인도·싱가포르 순방을 위해 전용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및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는 기간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리슨 호주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7일 밝혔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개최 사실과 함께 “문 대통령이 17일부터 이틀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제26차 아펙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며 “이번 아펙 정상회의는 포용적 기회활용, 디지털 미래 대비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전에 대비하는 큰 틀로서 우리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국제사회에 제시하는 등 아태지역 전체 발전방향 논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를 위한 주변국들의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각각 양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확정됐고 시진핑 주석과는 조율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로 점쳐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연내 종전선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펜스 미 부통령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쪽 요청으로 펜스 부통령과의 면담도 조율 중”이라며 “이번 순방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주도적인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지지 기반을 단단히 다져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펙 순방에 앞서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16일까지 싱가포르를 방문해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제21차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 제13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남 차장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우리 정부의 핵심 전략 과제의 하나인 신남방정책의 주요 파트너인 아세안 국가들과 앞으로의 실질 협력을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최상위 전략포럼인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노력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사이버안보·보건·재난 등 비전통 안보이슈에 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중·일 정상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는 시 주석 대신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한다.

김보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