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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통령 아닌 무명용사 참배…형수 욕설엔 “용서 바란다”

등록 2021-07-01 23:24수정 2021-07-02 02:30

이재명 조용한 출정식
윤석열 향해선 “좀 더 공부하고…”
고향 안동 들러 오늘 전남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호는 없었다. 1일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홀로 하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렸다. 30분 전 영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였다. 캠프의 조직총괄을 맡은 조정식,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수석대변인 박찬대, 수행실장 김남국 의원만이 미리 현충원에 도착해 이 지사를 맞았다. 지지자들과 국회의원들로 붐비는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다른 ‘조용한 대선 행보’였다.

이 지사는 이날 전직 대통령 묘역이 아닌 무명용사의 탑 앞에서 참배했다. 이 지사는 기자들에게 “세상은 이름 없는 민초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며 “그러나 누군가는 이름이라도 남기지만, 누구는 이름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위패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선열의 뜻을 이어 전환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가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지사는 시종일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예비후보 상대 ‘국민면접 1탄’ 행사에 참석해서도 ‘친문 후보 단일화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저도 가능하면 연대하고 싶다. 잘 안되긴 하지만”이라고 웃으며 “경쟁에서 다수가 참여해서 실력을 겨루는 데 감안할 수 있는 방식이고, 충분히 이해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사 얘기가 나오자 울컥했다. 이 지사는 국민면접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형수 욕설 사건’ 등 도덕성 문제 관련 질문을 받고 “제 부족한 점에 대해 용서 바란다. 죄송하다”며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지사는 “제가 가족에게 폭언한 건 사실인데,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본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어떨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7남매 인생을 바쳐 키우신 어머니에게 불 지르겠다고 협박해서 집에도 못 가고,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져서 제가 참기가 어려워서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이 지사는 “어머니, 형님이 돌아가셔서 다시 그런 참혹한 현장은 안 생길 것”이라며 “갈등 최초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 개입이나 이권 개입을 막다가 생긴 거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지금 특수과외까지 받으면서 ‘열공’한다고 하는데, 국정이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익혀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직은 (검찰총장을 그만둔 지) 100일 넘은 정도니까 좀 더 공부를 하고 채운 다음에 발언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다만 “과거 얘기를 안 할 순 없겠지만, 그렇게까지 (말을) 많이 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윤 전 총장이 출마 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국민을 약탈하려는 부패·무능 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거친 말을 쏟아낸 것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오후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향한 이 지사는 경북유교문화회관의 유림서원, 이육사 생가 등을 방문했다. 부모님 산소를 찾은 뒤 2일에는 전남도청에서 ‘경기도-전남 상생발전 공동합의문’ 체결식을 진행한다. 민주당에서 희소한 ‘티케이(TK) 출신 대선주자’임을 드러내면서 영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동서화합형’ 주자라는 걸 강조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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