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종인 만나 당내 갈등 논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공동취재사진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점심을 함께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했다고 윤석열 캠프 관계자가 밝혔다. 이날 식사는 친박(근혜)계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주선으로 이뤄졌고, 정 전 부의장과 측근 1명도 배석했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전 부의장이 점심 먹자고 해서 약속하고 갔는데, 윤 전 총장이 와서 우연히 만났다”며 “(당이) 너무 시끄러우니 별로 대응하지 말고 참고 지내라는 정도의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밖에 있으면 모를까 당에 입당한 상태니까 당 내부에 분란이 있는 것처럼 비치면 좋지 않다”며 “누구 하나가 참아야 하니까 참고 견디는 것이 좋을 거라고 그 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부의장은 점심회동 이후 한 언론에 “‘지금은 윤 전 총장 외에 대안이 없지 않으냐’는 취지에 김종인 전 위원장도 충분히 공감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으니 같이하자’는 내 제안에 김 전 위원장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평소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와도 꾸준히 소통하는 사이지만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제1야당 대표로서 보수 야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처럼 감정 대립으로 가면 곤란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내년 대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이는 김 전 위원장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김종인 비대위’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대거 합류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부쩍 잦아졌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직후인 지난달 31일에도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면담했고, 이날도 점심식사 전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에 찾아가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김미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