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31)이 최근 기업체 여러 곳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니 많은 도움을 드리겠다”고 써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문화방송>(MBC) 보도와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수석의 아들은 지난주 한 컨설팅 회사에 제출한 입사지원서 중 ‘성장 과정’ 항목에 “아버지께서 현 민정수석이신 김진국 민정수석이십니다”라고 적었고, ‘학창시절’을 소개하는 난에는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겁니다”라고 썼다. 또 ‘성격의 장단점’에는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고 적었다.
그는 ‘경력사항(혹은 업무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사항)’에는 “한번 믿어보시고 저한테 연락을 주십시오.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적었고, ‘지원동기 및 포부’에는 “제가 이곳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썼다. 입사지원서에 자신에 대한 소개는 없이 아버지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사실만 각각 한줄씩 적은 것이다.
그는 학력사항에 2018년 용인대 격기지도학과를 졸업했다고 기재했지만, 실제론 2012년 용인대를 입학한 뒤 졸업을 하지 못한 채 대학을 옮겼다가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와 같은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기업체 5곳에 제출했고, 이들 기업체 모두 김씨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김씨는 이에 “너무 취직을 하고 싶은 마음에 철없고 경솔한 행동을 했다. 제출한 이력서는 모두 회수했고 면접에도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김 수석도 “아들이 불안과 강박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고 <문화방송>은 전했다.
김 수석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지내며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단으로 참여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 감사위원을 맡았다가 지난 3월 신현수 민정수석 후임으로 임명됐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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