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의당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내부 증언이 잇따르고 당직자들이 책임자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해자로 지목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사퇴했고 정의당은 위원회를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곳은 청년정의당이다. 15일 <한겨레>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에스엔에스 영상 작업 등을 담당했던 청년정의당 당직자 ㄱ씨는 지난 14일 정의당 중앙당 당직자 단체 텔레그램방에 △대선 이후 계약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강민진 대표와 초단기 근로 계약을 했고 △강 대표의 운전 수행 요구가 있었으며 △대선 기간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청년정의당 당직을 맡았다가 그만둔 ㄴ씨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강 대표가 또 다른 청년정의당 간부에게 자신의 차를 대신 운전해달라며 무리하게 수행 업무를 맡긴 적도 있었다”며 “이번 대선 기간 일할 사람을 뽑으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지 않아 상대적으로 임금을 적게 받은 피해자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ㄴ씨는 이어 “불합리한 대우라든지 과도한 근무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면 그때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강 대표는 ‘업무 지시를 그때그때 하지 않으면 다 기억할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며 “문제를 제기하면 항상 그런 식으로 대응해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ㄱ씨의 문제 제기를 접한 정의당 당직자들은 오는 16일까지 지도부의 책임 있는 조처를 요구하는 내용의 연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당직자에 대한 강 대표의 갑질, 직장 내 괴롭힘 가해는 수면 아래에서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며 “당을 위한 애정을 갖고 용기를 내어 피해 사실을 밝힌 동료 당직자에게 연대와 지지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당 지도부 구성원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묵과한다면 노동이 당당한 나라도, 노동이 당당한 정의당도 모두 이룰 수 없는 꿈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책임자 징계,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커지자 강민진 대표는 이날 “노동자를 위한 정당 내부에서 노동권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한 데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진상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며, 소명할 것은 소명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와 함께해주셨던 동료에게 상처를 남긴 점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날 대표단·의원단이 참석한 긴급연석회의를 열어 위원장을 포함한 당내 위원 2명과 외부위원 3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한겨레>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듣는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