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나란히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경기도가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으로서는 수성해야 하는 반면, 지방선거 승리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곳에 대선주자급 거물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빅 매치’를 예고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경기도의 미래 비전,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한 콘텐츠로 도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와 이재명 전 지사의 정책 계승을 약속하며 △미래대비 △민생안정 △평화공존 △균형발전 △정치교체를 약속했다.
김 대표는 올해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 정치혁신을 고리로 단일화를 이룬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저는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며 “공동선언의 목표는 정치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중심을 교체하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이제 실천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 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3년째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워온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며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온 저의 인생을 경기도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에 정치를 그만둔다는 생각을 깊이했고 쭉 가져왔다”고 했지만 “대선 직후에 대선 결과가 나오고 경기지사 이야기가 갑자기 나오게 되면서 정치를 저와 함께해 온 분들, 저를 지지해준 분들, 여러 곳에서 제가 예상치 못한 분들이 경기지사 출마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자가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패했던 경기도에서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 안팎에서 유 전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권유한 것이다.
출마 선언 직후 두 사람은 서로 견제하며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김 대표는 “유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로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경제를 직접 운영하기보다 의정 생활을 하면서 옆에서 평가, 비판, 훈수하는 역할을 했다. 저처럼 35년 동안 경제를 직접 운영하고 총괄하는 경험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김동연) 그 분이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반성을 하고 이렇게 고치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런 이야기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이 본선에서 맞붙으려면 당내 경선부터 승리해야 한다. 김 대표는 이미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민석·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경쟁해야 한다. ‘여론조사 50%-권리당원 투표 50%’인 경선룰은 민주당 내부 기반이 없는 김 대표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날 김 대표의 경기지사 출마 회견에는 이재명계의 핵심인 정성호·김병욱 의원이 배석해,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선후보 단일화 파트너였던 김 대표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당내에서는 경선이 시작되면 이재명 지지층의 표심이 김 대표에게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고 윤석열 당선자 대변인인 김은혜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경선 출마자가 복수일 경우 예외 없이 경선을 치르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도 “(경기지사에) 도전하겠다는 말은 당내 경선부터 다른 후보와 같은 조건에서 당에서 정한 어떤 룰이라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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