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부인이 한국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 대학에 근무한 2004∼2005년 서울에 있는 학교에도 강사로 이름을 올려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쪽은 “강사 풀단에 등록돼 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각 학교에선 ‘경력증명서’와 ‘방과 후 강사 활동 확인서’를 통해 김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중’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28일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 부인 이아무개씨는 2003∼2020년 서울예술고에서 강사로 근무했고 돼 있다. 또 200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예술고와 같은 재단인 예원학교에서 방과 후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런데 이씨는 2004∼2005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 템플대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는 서울예술고·예원학교에서 강사로 근무하던 시기와 겹친다. 한국과 미국을 매주 오갈 수 없기에 두 기록 중 하나는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부인 이아무개씨의 서울예고 경력증명서와 예원학교 방과 후 강사 활동 확인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이와 관련 김 후보자 쪽은 “강사 풀단으로 등록돼 강의를 해왔던 것”이라며 “해당 학교에 소속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해충돌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예술고는 부인 이씨가 ‘2003.3.2∼2005.5.31’ 실기강사(음악과)로 근무했다는 경력증명서를, 예원학교는 ‘2003.01.01∼2018.12.31’ 성악 실기지도(방과 후 시간 강사)로 활동했다는 확인서를 발급했다. 또 성악 전공의 경우 보통 강사 2∼3명이 등록돼 있어 이 후보자 부인이 방과 후 시간 강사로 등록해놓고도 개인 사정으로 강의하지 않았다면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민정 의원은 “어떻게 서울과 미국에 있는 대학에 동시에 강사진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후보자는 성실한 자료 제출로 늘어나는 의혹들을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