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사청문회가 다가오면서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진 정호영(보건복지부)·김인철(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퇴론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다음주 초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청문회 정국으로 돌입하면, 윤석열 정부 출범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선제적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29일 <한겨레>에 “지금은 관심이 온통 ‘검수완박’으로 쏠려있지만, 청문 정국이 본격 시작되면 다시 부각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본인은 억울하더라도 새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가장 의혹이 많이 제기된 정호영·김인철 후보자 두 사람 중 정호영 후보자라도 스스로 결단하는 게 우리로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정 후보자는 자신이 재직 중이던 경북대 의대에 두 자녀 편입학, 아들 병역특혜 등 의혹이 줄줄이 쌓여 있다. 다음달 6일 청문회가 예정된 김인철 후보자는 본인뿐 아니라 부인, 아들, 딸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 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유학·근무해 논란을 빚고 있다.
윤희숙 전 의원도 지난 28일 <시비에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호영·김인철 자진사퇴론’에 대해 “지도층으로서 조금 더 과하게 책임지는 모습이 어떨까”라며 “본인들도 전체 공동체를 위해서 조금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인철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동문회장 시절 두 자녀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탄 것을 두고도 “국민들이 볼 때는 왜 그렇게 힘든 장학금을 이 집에서는 두 번이나 탔을까 이런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예비교사인 교육대학생들은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게 앞으로의 교육정책을 맡길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 10개 교육대학교 총학생회 등이 모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의 대학 총장 시절 불통·막말 사례 등을 거론하며 그의 이력이 ‘공교육 강화’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유경 광주교대 총학생회장은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 재임 시절 ‘학교의 주인은 총장’이라고 말했다. 그와 관련된 키워드로 ‘불통 행정’, ‘막말’이 꼽혔다”며 “이외에도 권력형 성폭력 교수를 옹호하는 탄원 제출, 금수저 학부모 조사 등 수많은 논란 속에 있는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우리 교육은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배규환 춘천교대 총학생회장도 “애초에 공교육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후보자에게, 공교육에 대한 생각이라도 해달라고 요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도 참담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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