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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몸싸움·욕설·삿대질…‘검찰 수사권’ 처리에 아수라장 된 국회

등록 2022-04-30 18:50수정 2022-04-30 19:55

국민의힘, 의장실 앞 연좌농성
국회 직원들과 거친 몸싸움도
배현진 “앙증맞은 몸으로 밟고 가”
박찬대 “합의 깨고 나대, 예의 아냐”
국민의힘 2차 필리버스터 자정까지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 속에 검찰청법 개정안 표결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 속에 검찰청법 개정안 표결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2개 가운데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0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본회의 입장을 막기 위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국회 관계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오후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마친 뒤 오후 3시45분께 일제히 국회 본청 의장실 앞으로 이동해 연좌농성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방탄법 처리, 민주당은 즉각 중단하라’, ‘권력비리 은폐시도 검수완박 반대한다’, ‘국민독박 재인대박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반대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박병석 의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채 박 의장은 오후 4시9분께 의장실을 나와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의장실을 포위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의장실 직원들 간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박 의장의 이동을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고성 항의와 욕설도 터져나왔다.

국민의힘은 몸싸움 도중 일부 의원들이 의장실 직원들에게 발로 밟혀 다쳤다고 밝혔다. 양금희 의원은 다리를 절뚝이다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허은아 의원은 빨갛게 부어오른 종아리 사진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다친 의원들의 진단서를 받고,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검찰 수사ㆍ기소권 분리 관련 법안처리가 "원천무효" "입법독재"라며 반대 피케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검찰 수사ㆍ기소권 분리 관련 법안처리가 "원천무효" "입법독재"라며 반대 피케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 의장이 이날 오후 4시 11분께 본회의장에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한다”, “사퇴하라”를 외치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 수십명은 의장석 가까이에 다가가 본회의를 개의하려는 박 의장에게 항의했다. 소란 끝에 4시 개의 예정이던 본회의는 4시23분에 개의했다.

본회의 개의 뒤에도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검찰청법 개정안이 곧바로 표결에 부쳐졌다. 박 의장은 “이 안건은 지난 (27일)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종결되었으므로 바로 표결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표결 결과 검찰청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77명 가운데 찬성 172명, 반대 3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검찰청법 개정안 표결과, 임시국회 회기를 이날 하루로 결정하는 안건까지 처리된 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연단에 서 박 의장을 거세게 비난했다. 배 의원은 통상 의원들이 본회의 단상 발언에 앞서 의장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를 하는 관례를 생략하고 박 의장을 한동안 노려봤다. 이후 배 의원은 돌아서 의원들을 바라보고 “무소속이어야 할 국회의장이 노골적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 저는 국민의 뜻을 담아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오늘 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부의장(정진석)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당직자, 경호인들을 앞세워 무차별로 밀어붙였다”며 “그 과정에서 저희가 ‘제발 멈추라’고 했는데도 (박 의장이)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고 구둣발로 카메라와 여성들을 걷어차며 용맹하게 국회의장석으로 올라갔다”고 했다. 배 의원은 “당신이 이야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며 박 의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역대 최다급 해외순방을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 속에 의전 차 타고 2년간 누리는 것이 국회 민주주의 수장이 할 일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이번에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단상에 올라 “국회의장 배석 하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전면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성 의원 일부가 다쳤다고 말했다”며 “진상을 조사하고,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수사권 분리를 위한 2번째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상정됐고, 오후 5시부터 법안 처리를 늦추기 위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시작됐다. 첫 주자로 나선 김형동 의원은 “21세기 대명천지에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소수 야당에 맞서 거대 여당이 법에 정해져있는 한 달짜리 임시회기를 하루로 쪼개기하는 하는 이게 법이냐”며 “검수완박 입법은 그 절차와 내용 면에서 모두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필리버스터는 이날 본회의에서 임시국회 회기를 이날 하루로 하는 법안이 의결된 까닭에 밤 12시 자동 종료된다.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새달 3일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에 들어간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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