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막판 극적으로 역전하며 승리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새벽 경기 수원 팔달구 선거사무소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하게 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얻어낸 값진 승리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여당의 상승세를 막아내고 경기도를 수성함으로써 김 후보는 민주당 내부에서 주목받는 큰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0.6%포인트 차이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박빙 승부였다. 출구조사 예측대로 김은혜 후보는 개표 내내 3만표 이상 앞서갔다. 그러나 김동연 후보는 2일 새벽 4시부터 표차를 점점 줄였고 결국 5시30분을 넘긴 시점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된 이날 오전 7시10분께 경기 수원시 캠프 사무실에서 “오늘의 승리는 저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라며 “오로지 경기도와 경기도민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새벽 경기 수원 팔달구 선거사무소 개표상황실에서 당선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수원/김정효 기자
1957년 충북 음성군에서 태어난 김동연 후보는 고졸 출신 은행원으로 주경야독 하며 경제부총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1살 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하기도 전에 한국신탁은행에 입사했지만 야간대학을 다니며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1983년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기획예산처와 기획재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문재인 정부 때는 첫 경제부총리로 발탁됐다. 지난해 10월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대선 후보로 출마했고 대선 1주일 전 ‘정치교체’를 명분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를 사퇴했다.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에선 당의 중진 의원들과 경쟁했지만 ‘정치적 파트너’인 이재명 전 지사의 후원에 힘입어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수도권 전략지역인 경기도에서 국민의힘의 세찬 공세에 맞서 방파제 역할을 해낸 그는 중량급 정치인이 희소해진 민주당에서 대선주자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방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철저한 쇄신을 하는 과정에서 그의 역할도 주목된다. 그는 지난 3월 민주당과 합당 과정에서 당의 정치교체공동추진위원장도 맡았다. 경기 지역 민주당 의원은 “김동연 후보가 경기지사 선거에서 살아남은 만큼 민주당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이재명 후보도 있지만 김동연 후보가 성공적으로 도정을 이끈다면 경제부총리 출신, 충청 출신의 안정감 있는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기반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김동연 후보가 경기지사로서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을 벌써 정리했고 성과를 내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는 정치교체를 위한 적극적 역할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민주당에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민주당 변화와 개혁의 씨앗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바를 다하겠다”고 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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