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전직 국회의원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의 정문헌 종로구청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경기도의 신상진 성남시장, 주광덕 남양주시장, 이현재 하남시장, 이상일 용인시장 당선자. <한겨레> 자료사진
6·1 지방선거에서 ‘체급’을 낮춰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한 전직 ‘금배지’들이 대거 당선됐다.
국민의힘(옛 새누리당) 소속 전직 의원인 이상일 용인시장 후보는 인구 100만명이 넘는 특례시장 도전에 성공했다. 2일 오전 8시30분 현재(개표율 99.96%) 이 후보는 55.36%를 득표해, 19대 국회에서 함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현직 시장 백군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이 후보는 윤석열 대선캠프 공보실장·후보 상근보좌역을 지낸 이력과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백 후보를 밀어냈다.
서울에서도 2명의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구청장에 당선됐다. 각각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정문헌 종로구청장 후보와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후보가 의정활동 경험을 앞세우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17·19대 국회의원(강원 속초 ‧고성 ‧양양)을 지낸 정문헌 후보는 ‘정치 1번지’ 종로에서 과반수가 넘는 득표(51.49%)로 시의원 출신인 유찬종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이성헌 후보 역시 재선 시의원 출신인 박운기 민주당 후보를 6.63%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당선됐다. 이번 선거를 지배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효과’ 기류에 이들 전직 의원들도 올라탄 셈이다. 그러나 정태근 전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로 성북구청장 도전에 나섰다가 현역 이승로 구청장에게 0.53%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에선 4선 의원 출신인 신상진 국민의힘 후보가 성남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신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13.08%포인트 차이로,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배국환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19‧20대 국회의원이었던 이현재 국민의힘 하남시장 후보도 현직인 김상호 민주당 후보의 자리를 12.05%포인트 격차로 빼앗았다.
여야 전직 의원 맞대결이 벌어진 경기 남양주에선 주광덕 국민의힘 후보가 최민희 민주당 후보를 6.89%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이들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남양주병 선거구에서 맞붙어 당시에도 주 후보가 승리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각각 경기 평택시장과 안산시장에 출마한 3선 의원 출신의 정장선 후보와 초선 의원 출신 제종길 후보는 희비가 엇갈렸다. 정 후보는 연임에 성공하며 ‘재선 시장’으로 거듭났으나, 단일화 결렬 사태가 있었던 제 후보는 초접전 양상 끝에 0.07%포인트의 득표 차이로 낙선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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