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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광주 ‘37.7%’ 최저 투표율…이낙연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

등록 2022-06-02 17:50수정 2022-06-03 02:33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 등 6·1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당선자들이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 등 6·1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당선자들이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3월 대선 때와 달리 이번엔 ‘굳이 투표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주시 남구에 사는 조아무개(54)씨는 2일 <한겨레>와 만나 “투표해도 별로 바뀔 것이 없을 듯해 투표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조씨는 지난 3월 대선 때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의 단일화에 분노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전화를 통해 주변에 투표를 적극 독려했다고 한다. 그는 “광주에서 공천 잡음 등으로 시끄러웠다. ‘이번엔 투표 안하겠다’고 한 이들이 주변에 꽤 많았다”고 말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주의 최저 투표율은 변화를 거부하는 민주당에 대한 매서운 경고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집계 현황을 보면, 광주의 투표율은 37.7%로 전국 투표율(50.9%)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지금까지 7차례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광주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지방선거에 광주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2002년 6월3일 치러진 제3회 지방선거다. 하지만 당시에도 광주 투표율(42.3%)은 인천(39.3%)이나 대구(41.4%), 부산(41.8%)보다는 높았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관심이 적었다는 얘기다.

지방선거가 종료된 2일 광주 북구 중흥동의 한 거리에서 북구청 안전총괄과 관계자가 선거 펼침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가 종료된 2일 광주 북구 중흥동의 한 거리에서 북구청 안전총괄과 관계자가 선거 펼침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은 이날 논평에서 “투표율 37%는 민주당 독점 체제에서 비롯된 비민주적 정치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광주에선 각종 비위에 연루된 후보자의 공천 논란, 공천 과정에서의 줄 세우기와 선거 부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이 정도로 낮은 투표율이 나온 것은 민주당의 위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광주 시민들이 대선 이후 민주당에 어떤 목소리를 내더라도 변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하고 무력감을 느낀 것 같다. 이런 정서가 투표 거부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2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제공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2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제공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무소속 후보가 많이 출마한 전남과 달리 광주는 당내 경선 이후 사실상 선거가 끝난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주당 지도부의 내홍 등이 광주의 투표율을 떨어뜨린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광주 투표율 37.%는 현재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민주당은 대선을 지고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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