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로 중량감을 높인 안철수 의원(왼쪽 사진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자. 연합뉴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차기 대선 주자군을 늘렸다. 선거 승리로 중량감을 높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자, 안철수 의원은 주도권을 두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안철수 당선인이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안철수 캠프 제공
경기 분당갑에 당선돼 3선 중진이 된 안철수 의원은 내년 당 대표를 노린다. 당 대표는 당내 기반이 없는 안 의원이 세력을 넓힐 기회이자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다. 안 의원에게 힘이 되어줄 국민의당 출신 의원은 이태규 의원 등 세 명에 불과하다. 그가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를 고사하고 당 복귀를 선택한 까닭이다. 특히 다음 당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에 강한 입김을 행사할 수 있다. 당권 도전은 당력이 짧은 안 대표에게 녹록잖은 과제일 수 있다. 당내 기득권인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은 당권 도전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다.
이준석 대표와는 오래전부터 앙금이 깊고, 차기 당대표를 노리는 중진 의원들도 많다. 당장 이 대표는 2일 혁신위원회 출범을 언급하며 지방선거 승리 뒤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비비에스>(BBS) 라디오에서 “안철수 대표가 나온다고 해서 당 대표가 된다는 것도 아니고, 당 대표를 하겠다는 사람이 안철수밖에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최초 4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쥐면서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수도권 승리의 구심점 구실을 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당선자의 향후 4년은 지난 1년과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 당선자는 박원순 전 시장의 잔여임기를 채운 지난 1년 동안 모나지 않고 무난한 시정을 펼쳐왔다. 하지만 곧 시장할 온전한 4년 임기 동안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할 ‘오세훈표’ 정책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1일 오후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대구 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대선 당내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위협했던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자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홍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본경선에서 윤 후보에게 졌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앞서며 대중성을 과시했다.
홍 당선자는 자신의 강점인 2030세대의 지지와 거침없는 언변, 특유의 언론 감각을 활용해 중앙 정치 무대에 존재감을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과거 당 대선 후보와 대표, 원내대표 등을 두루 거쳤지만 그에 걸맞은 당내 세력이 빈약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홍 당선자는 대선 도전 의지를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일 출구조사 발표 후 <에스비에스>(SBS)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해 “4년 해보고 그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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