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관해 “준비는 하고 있는데 확정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전·경호 담당자들로 꾸려진 대통령실 사전답사단은 이미 스페인 현지답사를 마쳤다.
관심은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지에 쏠린다. 나토는 회의에 비회원국인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국 정상을 초청했다.
기시다 일본 총리가 참석하면 스페인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한-일 두 나라는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로 갈등 관계에 있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사이에서 이뤄진 게 마지막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미래에 대한 협력 차원에서 한·일 문제가 원만하게 잘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시절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1998년 10월)을 일컫는 것으로 오부치 총리는 식민지배에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했고, 김 대통령은 불행한 역사 극복과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관해서는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 성금으로 보상 기금을 조성하는 ‘문희상 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언급된다. 외교부는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회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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