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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당심’ 쥐고 흔드는 ‘윤심’…여당 연찬회까지 이례적 참석

등록 2022-08-25 21:34수정 2022-08-26 14:01

윤 대통령 “당무 불개입” 강조했지만 당 내홍 단초
장차관 39명 대동 이례적 참석…당 장악력 강화 행보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노출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직을 잃은 뒤 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당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40분께 연찬회장에 나타나 “당정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할 때 모든 어려운 문제들이 다 해소가 되고 우리 정부와 당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제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권이 출범했지만 더 이상 국제 상황 핑계나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물려받았다는 핑계도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한동훈(법무부)·권영세(통일부)·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등 장차관 39명, 외청장 24명 등이 총출동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건 원래 윤 대통령의 스타일이고 방침”이라며 “(새 정부 출범 뒤) 첫 정기국회 때 풀어야 할 개혁 과제와 여러 법안들의 추진을 당부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당의 여름 연찬회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원들이 전략을 짜고, 단합을 도모하는 의원 중심의 행사다. 이 때문에 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은 연찬회 이후 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식사를 하며 격려하는 자리를 따로 마련했다.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하고 여당에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전례가 드문 윤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은 앞서 여러차례 드러난 ‘본심’ 탓에 더욱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지칭했고, 이 메시지가 알려진 뒤 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대선에서 승리한 여당이 100일도 안 돼 유례없는 혼란을 겪으며 비대위로 전환하는 데 윤 대통령이 단초를 제공했다.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의 사무와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올해 3월10일), “대통령이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올해 7월8일)고 강조했지만 빈말로 드러난 것이다.

윤 대통령이 그간의 공언과 달리 당무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정황은 ‘조기 전당대회’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윤 대통령은 올해 여름휴가 기간과 그 이후에 국민의힘 의원들과 수시로 만나며 “무슨 전당대회가 내년까지 가냐. 비대위로 전환했으면 올해 안에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기 전당대회가 윤심’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당대회 시기를 둘러싼 여당 내부 논란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도 ‘윤심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행보”라고 짚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는 “윤 대통령은 그동안 윤핵관을 통해 당에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내부 총질’ 메시지 공개로 윤핵관이 목소리를 잃었다”며 “정치 신인인 윤 대통령이 미숙하게 직접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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