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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힘 중진들 “권성동 사퇴해라…비대위 전환에 사익이 앞서”

등록 2022-08-28 11:33수정 2022-08-29 00:53

권성동 “수습하고 나서 의견 묻겠다”고 밝히자
조경태·윤상현·김태호 의원 등 잇따라 사퇴 촉구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지도부는 그 실력이 다 드러났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처리 방식이 세련되지 못했고, 지난 비대위 전환의 기본 발상에 사익이 앞섰다”며 “책임정치의 시작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하며, 권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사태 수습 뒤 의원총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조 의원은 “공개되지 않아야 할 문자(‘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가 원내대표의 실수로 공개돼 심각한 후폭풍을 일으켰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않고 출범시킨 비대위, 그에 다른 법원의 가처분 인용, 대통령께서 금주령을 내린 행사에서 원내대표의 음주,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행동 맞느냐”며 “이대로 가면 파국은 예정돼 있다”고도 했다.

이달 초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린 이후 권 원내대표가 이를 ‘사고’로 해석하고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당을 운영하려 했다가, 문자 노출로 비대위 체제 전환을 야기하고 이후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당이 혼돈에 빠진 상황을 나열하며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조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체제에서의 모든 행위는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원내대표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큰 논란 중심에 있기에 이 분이 물러나게 하는 것이 우선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구성을 어떻게 할 건지는 차후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의총에서 네가지를 결정했으나 제가 보기에는 정치와 민주주의, 당과 대통령 등 네가지를 죽인 결정”이라며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정치와 민주주의, 당과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태 수습의 첫 단추”라며 “오기를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해서 법원 결정은 피해갈 수 있어도 민심은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과 항고 절차를 진행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로운 비대위원회 구성 결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으로 당원들에게 모멸감 준 이 전 대표의 언행을 강력 경고하면서 당 윤리위원회에 추가 징계를 촉구 △권성동 원내대표 거취는 사태 수습 뒤 의원총회에서 재논의 등을 결의했다. 이날 의총에서 권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한 의원은 에둘러 발언한 사람까지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수습하고 나면 나도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며 “수습하고 나서 의견을 묻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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