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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신윤핵관의 등장?…국힘 ‘도로 비대위’, 윤심 따르는 초재선들

등록 2022-09-02 06:00수정 2022-09-02 22:31

국힘 초재선들, ‘윤심’ 전위대 구실 나서
새 비대위 중진 목소리에 비판성명 저격
다음 총선 공천권 향배따라 움직이는 듯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법원 결정 취지 무시’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거듭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한 데는 초·재선 의원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제히 ‘윤심’에 주파수를 맞추며 중진들의 비대위 불가론을 틀어막았다.

초·재선 의원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지난달 30일 2차 의총에서 도드라졌다. 조경태(5선), 홍문표·윤상현·서병수(4선), 안철수·유의동·하태경(3선) 의원 등 중진들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 비대위를 꾸리기로 한 것은 법원의 결정 취지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위이자, 보수 정당의 가치인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다시 비대위를 꾸릴 경우 법원 결정에 따라 비대위가 또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러나 이른바 ‘윤초선’, ‘윤재선’ 들은 의총에서 비대위 재구성에 힘을 실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수행실장이었던 이용(초선) 의원은 “1차 의총 결과대로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로 발언하면서 격론이 일던 분위기를 ‘윤심’ 쪽으로 틀었다.

의총 뒤에도 이들은 초, 재선 모임을 하고 “대안도 없이 당을 흔드는 언행을 계속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재선 모임 성명),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노용호 초선 간사)며 중진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은 의총이 끝난 지 채 30분도 안 돼 바로 나왔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미 모임 장소에 가보니 성명 초안이 다 마련돼 있더라”라고 말했다.

재선 모임 기자회견에는 간사인 정점식 의원을 비롯해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 장제원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정재 의원, ‘친윤’ 송석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신윤핵관’으로 불리는 박수영(초선)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최근 연이어 그를 비꼬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당내에서는 초·재선 의원들의 이런 모습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과거 한나라당 시절 개혁 성향의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이나 새누리당 시절 쇄신 모임인 ‘민본21’ 등은 대통령이나 정부에 쓴소리를 하며 혁신을 외쳤던 것과 달리, 이들은 적극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의중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 통화에서 “지난 7월 박수영 의원의 초선 32명 연판장 때부터 시작해 일부 초선 의원들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호가호위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2024년 총선 공천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공천 이전에 당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도 <한겨레> 통화에서 “중진들은 네 편 내 편이 없이 정치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차원에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건데, 초·재선들은 지도부 얘기대로만 움직이면 정치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영남이나 강원 등 쉽게 당선될 수 있는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이야 어떻게 되든 내 공천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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