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주요 당직자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르면 13일 비대위원 선임을 마무리하고 공식 출범한다. 하지만 비대위 활동에 대한 가처분 신청 ‘변수’가 남아 있어 비대위의 항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직자 회의 뒤 “비대위원 선임은 9~1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3명은 상임(비대위원장,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기 때문에 6~7명을 원내외 인사로 망라해 구성하려고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통합과 지역안배”를 강조하며 “정기국회를 관통하는 비대위인 만큼 당을 적극 대변해야 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싸우려면 주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출범할 ‘정진석 비대위’는 당장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이라는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서울남부지법은 오는 14일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및 전국위원회 의결 효력정지 △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 등을 일괄 심리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제가 소통한 몇몇 의원들은 ‘법원 판단을 보고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오히려 안정적이지 않냐’는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법원에서 정진석 비대위에 대한 판단이 언제 내려질지 모르기 때문에 마냥 공백 상태로 갈 수 없겠다”며 “또 차기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비대위 구성을 서둘러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소집하고 법원의 가처분 심리를 대비했다. 정 위원장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을 전제로, 내년 초 전당대회 개최 등 당무 일정을 구상 중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 “당내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면서도 “정기국회 안에, 12월에 (전당대회를) 한다고 하면 어수선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가 안착되면 국회부의장직도 사퇴하기로 했다.
새롭게 구성된 비대위가 불안정하게 출범하는 만큼 오는 19일 선출될 새 원내대표에게 상당한 정치적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정진석 비대위’가 또 좌초되면 새 원내대표가 원톱으로 당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원내대표 후보로는 김학용·홍문표 의원(이상 4선), 김태호·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이상 3선), 이용호 의원(재선) 등이 거론된다.
오는 16일 성상납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할 이 전 대표는 추석 연휴에도 ‘장외 여론전’에 집중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 지지율 하락에 윤 대통령 본인의 책임이 크다는 <에스비에스>-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윤 대통령 25.8%, 윤핵관 20.9%, 이 전 대표 16.4%, 김건희 여사 14.6% 등)를 공유했다. 또 “당원 가입하기 좋은 연휴”라는 글을 올리며 우군 확보에 나섰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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