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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다시 맞붙은 이해찬-한나라 ‘만만치 않네’

등록 2005-02-14 11:55수정 2005-02-14 11:55

이해찬(왼쪽) 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홍준표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찬(왼쪽) 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홍준표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장] 한나라, ‘왕따작전’철회 이해찬 총리 석달 만에 ‘상대’

“한나라당은 차떼기당”발언으로 한나라당의 집중공격을 받았던 이해찬 총리는 재개된 대정부 질문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4일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 왕무시 작전’을 접기로 하고 정기국회에서 이해찬 총리를 상대로 석달 만에 대정부 질문을 했다.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로부터 지난해 '차떼기'발언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성 발언을 받아내고자 애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해찬 총리를 불러내 “살풀이를 해야 한다”며 공세를 시작한 뒤 집요하게 지난해 이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에 대한 사과성 답변을 얻어내고자 했으나, 이 총리는 “작년에 다 말했다” 며 시종 담담하게 대응했다. 이 총리는 거듭되는 홍 의원의 ‘차떼기당’ 추궁에 대해 “대정부 질문을 하라”며 일축했다.

이해찬 총리는 지난해 10월28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답변과정에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고 ‘소신발언’을 한 뒤 한동안 사과나 유감표명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야당 폄하발언'이라고 발끈하며, 2주간 국회 등원을 거부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전원은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에도 줄곧 “이해찬 총리를 총리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후 대정부 질문에서 이 총리에게 아예 질문을 않거나 답변대에 불러 세웠다가 그냥 들어가도록 하는 등 조직적인 `이 총리 무시작전'을 펴왔다.

전여옥 대변인은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을 하루 앞둔 13일 “대정부질문에서 경제불안과 안보불안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적극 추궁하겠다”며 “이 총리에게도 따지겠다”고 밝혀 3개월 만에 이해찬 총리 왕따작전 포기를 선언했다.


이날 이해찬 총리를 상대로 첫 질문을 던진 한나라당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었다. 홍준표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불러내 장성진급비리와 공직자부패수사처, 북한 핵보유 선언에 대한 장관들의 의견을 묻고 질책을 한 데 이어 이해찬 총리를 불러내 질의를 시작했다.

아래는 홍준표 의원이 이해찬 총리를 상대로 질의한 대정부질문 일문일답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총리. 살풀이 한번 해야겠죠? (웃음) 대한민국 총리는 행정수반으로 국민통합 앞장서야 돼죠? 행정부 대표에 여야를 아우르는 정치적 중립에서 업무집행해야죠? 지난 12월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이라고 발언한 것은 좀 심했죠?
=(이해찬 총리) 작년에 다 말씀드렸다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시사저널> 인터뷰 보면 2007년 대선에도 여당이 무조건 이길 거라고 했죠?
=한나라당에 대해 한 글자도 언급 안했다

-그 발언을 반대로 보면 한나라가 진다는 말 아니냐
=당은 민노당 민주당 등 여러 당이 있다

-국무총리가 야당폄훼한 적 있나?
=여러 번 있다. 군사정부 시절에는 총리가 의원들 붙잡아가기도 하고 야단도 치고 했다.

-좋다. 차떼기당 원조는 총리가 최고위원으로 있던 바로 그 당이다. 2000년 권노갑 고문이 압구정동에서 차떼기로 현대에서 200억원 받아. 그런데 이 일 있어도 우리가 총리가 속한 그 당을 차떼기라고 안 한다. 권 고문 마련한 돈으로 총선 치르고 대선주자들 돈 줬다. 6월 지방선거 때 디제이 아들 비리 등 23건 터졌을 때 우리는 매도 안했다. 사상 최초로 여당 대선 후보가 썬앤문 감세청탁 연루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저는 총리가 15대 의원시절 환노위에서 활동하던 시절 참으로 똑똑하고 경우가 바른 사람으로 존경했다. 하지만 지난번 발언 보면서 적절한 발언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다 말씀드렸다

▲ 한나라당 홍준표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해찬총리에게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잘못됐다는 거냐?
=대정부정책질문 해주시라

-이것이 대정부질문이다
=다 말씀드렸다(목소리 높여서)

-언론관계 발언도 잘했나?
=더 이상 드릴 말씀 없다(강경한 어조로)

-총리 발 아래에 있나?
=그만하십시오

-권력에 취할 때 민심 떠난다. 유념하라. 국정원 과거사규명 무엇에 근거한 것인가, 법에 있나?
=과거사 피해자 요구 많다. 피해자들 많이 돌아가시기도 하고, 가능한 빨리 밝히는 게 좋다. 법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여야 합의에 의해 국회에서도 심의중이다.

-확정판결한 사안까지 조사하나?
=법에 의해서도 할 수 있다

-어떻게? 제정도 안 됐는데?
=여야 합의에 의해 법사위 심의중이고, 피해자 청원 있으면 가능한 사실 밝히는 게 책임있는 자세다

-광주 문제는 특별재심 절차를 법으로 만들었다. 이번 국정원 등에서 하는 거 확정판결 손대는 거는 헌법 파괴다.
=광주는 청문회법에 의해 특위 만들었던 것이다

-그거 아니다. 특별재심절차를 법으로 한 것이다
=아니다. 일반재심절차다

-아닐텐데
=최재천 의원이 담당 변호사였다. 일반재심이다.

-일반재심인지는 나중에 논하고. 친일법 제정할 때 이회창 부친 대상으로 했다가 이제 박근혜 대표되니까 또 개정했다.
=특정인 겨냥한 것 아니다. 과거사 정리 차원. 누구의 부친을 대상으로 한 저열한 차원 아니다.

-이회창 박근혜 아버지 상대로 하려다 보니 열린당 지도부가 다 맞아버렸다. 병풍 총풍 모두 이회창 음해 정치공작으로 무죄났다. 총풍 사건 보면 무죄. 안보예산 횡령도 고법에서 무죄. 병역비리도 연속극처럼 공격했는데 다 무죄 났다. 기양건설 사건도 무죄. 이런 공작 이제 하지 말자는 거다. 선거는 끝났고 후보는 호소할 길이 없다. 과거사 공작하는 거 보면 대선 앞두고 또. 정치공작 차원에서 접근하면 참으로 불행한 사태 일어난다.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정치공작 전혀 하지 않는다. 기본목표가 나라 민주화시키고 반듯하게 만드는 게 참여정부다. 권위주의가 있냐 인권침해를 하냐. 어느 세력을 공작해서 피해주는 일 결단코 없다. 다만 과거사에 여러 피해소원이 있는데 그 점에서 민족사 바로 세우고 선진한국 가기 위해 묻어둘 수 없는 거다. 가능한한 정리할 것은 하고 화해할 것은 하고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과거사 규명 여러가지다.김대중 납치사건은 진상을 규명해야 할 과거사가 아니냐?

-그건 재판 관련 아니지 않은가
=김대중 납치사건은 과거사보다 더 심한 살인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그런 거 다 묻어두면 어떻게 하나. 증인이 있고 자료가 있을 때 해야지 100년 뒤에 하나?

-묻어두자는 게 아니고 정략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정략적 접근 안 한다

-이회창에 대한 거 봐서 그런다. 정치공작 때문에 우리는 선거에 졌다. 그짓 하지 말자는 겁니다. 박대표 되자마자 왜 박정희 시대가 나오냐? 갑자기 이러니까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과거사는 50년에 박정희도 있고, 노태우 전두환 등 여러 분이 있다. 박정희는 오히려 공과를 모두 평가한다. 과가 많은 사람도 있는데 어찌 규명을 안 하냐. 박정희는 해보면 공과가 모두 평가될 거 아니냐

홍준표 의원은 이해찬 총리를 상대로 위와 같은 내용의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다가 질문시간 초과로 다시 의석으로 돌아갔다. 14일 오후에 계속된 대정부질문 순서에서 한나라당의 박승환 의원과 황진하 의원은 이해찬 총리를 불러냈으나, 이총리의 지난 발언을 화제로 삼지 않고 곧바로 정부 정책에 관한 질의를 펼쳤다.

<한겨레> 정치부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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