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 체제’를 상대로 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사법 리스크’를 가까스로 제거한 국민의힘은 ‘정진석-주호영 투톱 체제’로 정기국회를 치른 뒤 내년 초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황정수)는 6일,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이 당헌 개정을 통해 △당대표 사퇴 △최고위원 4인 이상 사퇴 △최고위원회의 전원 찬성에 의한 의결을 비대위 전환 요건으로 정했다며 “이는 종전에 해석의 여지가 있었던 불확정 개념인 ‘비상상황’을 배제하고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요건을 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앞서 국민의힘이 당대표 등 지도부 교체를 위해 “비상상황을 만들었다”며 1차 가처분을 인용했지만, 이번엔 국민의힘이 당헌 개정을 통해 비상상황 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했다며 이에 따른 비대위 전환이 적법하다고 본 것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법원 결정 직후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이제 집권여당이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확립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튼실하게 뒷받침하는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당이 안정을 찾아 당의 지도 체제가 구축됐다는 점에서 아주 잘 된 일”이라고 환영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 노출부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까지 지지율 반등 계기를 찾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모처럼 악재를 잠시 걷어내고 당분간 국정감사에 집중하면서 민생 챙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금 민생은 비상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은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고 다시 하나된 힘으로 민생만 바라보고 달리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2라운드’에서 패배한 이준석 전 대표는 법원 결정 뒤 페이스북에서 “지금까지 두 번의 선거에서 이겨놓고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때로는 허탈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덩어리진 권력에 맞서 왔다”며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당 안에서는 내부 안정을 위해 이 전 대표를 다독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진석 위원장은 “(이 전 대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과도체제인 비대위의 효력이 인정되면서 국민의힘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도 곧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맡고 있는 의원은 “국정감사와 예결위를 끝내고 전당대회를 하려면 물리적으로 내년 2월은 돼야 한다”며 “지도부 안에서 대충 그 정도의 시점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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