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직전 장관이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이날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을 향해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 의혹 수사 등을 겨냥한 듯 “검찰과 경찰, 감사원이 총출동된 전방위적인 국가적 사정체계, 특히 전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검찰독재로 판단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이에 “위원님께서는 지난 정부 초기에 적폐청산위원장이었다가 지금은 정치탄압위원장이지 않냐”며 “오히려 위원님께서 일관성이 없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전 정권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적폐청산이라고 하더니 왜 지금은 정치탄압이라고 하느냐는 취지다.
박 의원이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취지로 “촛불을 통한 대선과 지금 치러진 대선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고 있다”고 말하자, 한 장관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안 간다”며 다시 맞받아쳤다.
두 사람의 설전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박 의원: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 5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141건의 정부입법발의를 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그 절반인 75건에 불과합니다. 법무부는 3건 다 똑같던데 2건은 제가 (법무부 장관 때) 취급하던 것을 발의했다. 감사원의 34개 특정사안 감사는 문재인 정부의 전 사업을 다 털겠다는 것이고요. 저희는 검찰의 이중대라고 지적하는데 장관은 거기에 대해 코멘트할 게 있어요?
한 장관: 전혀 동의하지 않고요. 위원님 몇 년 전을 생각해보십시오. 적폐청산위원장이지 않으셨습니까.
박 의원: 내 이야기를 할 줄 알았고요.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인데 나보다 나은 장관이 되고 문재인 정부보다는 나은 정부가 되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거예요. (중략) 정부가 성공해야지, 영향을 받는 국민이 행복하지 않겠소? 않겠습니까? (의원들 웃음) ‘~소’라고 하면 반말했다고 할까봐 바로 변경합니다.
박 의원이 존댓말로 급하게 ‘정정’한 것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지난 6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수원지검 2차장을 감사원으로 보낸 거는 영전이요, (인사에) 물먹은 거요”라고 묻자 한 장관은 “저한테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다시 물어봤다. 박 의원이 “그럼 제가 누구한테 얘기하나”라고 하자, 한 장관은 “반말을 하시길래 혹시 물어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요’라고 했는데 반말인가. 감사를 오래 받으니 귀가 좀 그러시나”라고 말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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