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18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처리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야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지난 7월 꾸린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민생특위)가 31일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문을 닫게 될 전망이다.
납품단가연동제 등 여야가 공통적으로 추진해왔던 민생법안을 다루던 민생특위 활동이 25일 지난 사실상 종료됐다. 민생특위 시한이 닷새나 남았지만,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추가 회의를 잡지 못한 탓이다.
국회 원 구성 협성이 지지부진하던 지난 7월20일 출범한 민생특위는 △유류세 탄력세율 확대 △직장인 식대 비과세 확대 △납품단가 연동제 △화물차 안전운임제 △대중교통비 환급 등 민생경제와 직결된 29개 법안을 다룰 방침이었다. 하지만 7월29일 열린 두번째 회의에서 유류세 탄력세율 확대와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 상향 관련 법안을 처리해 8월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이후, 3차례 더 회의를 개최했으나, 관련 부처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데 그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 25일 납품단가제 연동제 관련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여야의 대치 국면 속 회의가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내분 사태에 휘말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 수사 방어에만 주력하면서 정작 민생은 실종된 모양새다 .
여당 쪽에선 일단 여야 간 조율이 되지 않은 만큼, 납품단가 연동제 및 민생 경제 관련 법안들을 당장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여야 이견 폭이 워낙 크고 대중교통비 지원도 ‘무조건 환급’과 ‘세금 공제 확대’ 사이에서 이견이 있다”며 “납품단가연동제의 경우 국민의힘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6개월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뒤 좀더 정교한 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드는 게 국회의 의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민생특위는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로 만들었던 것인 만큼, 정기국회가 열린 지금은 담당 상임위에서 법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민생특위 위원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상임위가 정상화된 만큼 이견이 있는 나머지 법안은 여야 원내대표 협상 등을 거쳐 상임위에서 합의를 하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앞세워 합의한 민생특위마저 공회전을 거듭한 마당에 여야 대치 국면이 더욱 격화된 현재 상황에서 상임위별 논의가 제대로 진척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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