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온전한생태평화공원조성을위한용산시민회의 대표가 9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정문 앞에서 국민감사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 청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환경단체들이 “정부의 용산공원 개방은 위법”이라며 제기한 용산공원 개방 관련 국민감사청구에 대해 감사원이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환경단체는 “토지 오염 정화의 책임이 정부에 없다는 것인데 감사원이 정부에 면죄부를 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지난 2일 ‘2022년 제7차 국민감사 청구심사위원회의’를 열어 ‘용산공원 시범 및 임시개방 관련’ 국민감사청구를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녹색연합·녹색법률센터·온전한 용산공원 반환을 위한 시민모임 등은 지난 9월14일 “정부는 지난 6월 부지를 개방하면서 유해물질 오염 실태 고지나 정보 제공 없이 홍보 일색의 행사를 진행했다”며 국토교통부, 환경부, 국방부 등을 상대로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했다.
환경단체는 국민감사청구에서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 부분 반환부지 내 오염물질 검출량이 토양환경보전법상 기준을 초과했는데도 사전 정화없이 시범 개방했고, △용산공원 부분 반환부지 내 오염물질 검출량이 토양환경보전법상 기준을 초과했는데도 환경부가 토양오염방지 조치명령 등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환경단체에 보낸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 결정내용’ 문서에서 “용산공원 시범개방 부지의 토양오염도가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른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은 사실이나, 국토부가 시범 개방 대상인 스포츠필드 부지를 주거가 아닌 공원으로 활용할 것을 가정해 전문기관을 통해 ‘토양안전성 분석 및 예방조치 방안 수립 용역’을 실시한 결과, 위해도가 허용 가능한 수준을 초과하지 않아 임시활용 등 이용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껏 정부는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오염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용산공원 부지 임시개방은 전문가의 안전성 검토를 바탕으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나 안전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감사원도 이번 국민감사청구를 기각하면서 정부가 주장한 논리를 그대로 차용했다.
특히, 감사원은 용산공원 반환부지 내 오염물질 검출량이 기준을 초과해 실정법에 따라 토양보전대책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대책지역 지정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오염토양 정화가 바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인접한 용산기지 운영으로 토지 굴착 제한)으로 대책지역 지정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염된 토양을 정화할 수 없는 상황이니, 그 책임도 묻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기존 정부의 설명보다도 후퇴한 내용”이라며 반발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애초에 오염정화를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정부가 계속 이야기한 것보다 더 후퇴한 내용으로 감사원이 면죄부를 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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