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뉴스·<한겨레> 자료 사진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윤석열’ 당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7일 출마를 “정말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대 차출설이 돌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장관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전당대회는 당내 경쟁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커졌다.
유 전 의원은 7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날짜와 룰이 정해지면 제 결심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수도권·엠제트(MZ) 세대’ 대표론에 대해서도 “그런 당권 주자가 저밖에 더 있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유 전 의원은 당권 주자들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반윤 후보다.
이날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3일간 전국 성인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서 33.6%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22.9%로 1위를 차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원회 누리집 참고). 이 때문에 당 안에서는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현재 7대 3인 당원과 일반국민여론조사 비율을 당원 비중으로 높이는 쪽으로 경선 규칙을 바꾸려 한다. 유 전 의원은 “축구하다가 갑자기 골대 옮기는 법이 어디 있느냐”라며 “유승민 1명을 어떻게 이겨보겠다고 별 이야기 다 나오는데, 굉장히 삼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당 대표 차출론이 돌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선을 그었다.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장관으로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밖에 없다”며 “장관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거라고 분명 단호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 장관 차출론에 “지금 정치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내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내 기존 주자들 중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경 ‘친윤’ 색채를 강조해 온 김기현 의원은 이날 친윤계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식에 참석해 ‘수도권·엠제트 세대’ 당 대표론에 대해 “김기현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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