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원들 `여성의 날' 맞아 사퇴촉구
최연희(崔鉛熙)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성추행 사건 발생 10일째인 8일에도 의원직을 내놓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한나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권과 여론으로부터 `사퇴 불가를 방조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물론, 이해찬(李海瓚)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이라는 호재를 놓고도 적극적 공세를 취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지만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강제할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방호(李方鎬)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사퇴한다면 여론의 동정도 받을 수 있고, 책임지고 떠나는 모습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면서도 "당으로서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릴 뿐"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허태열(許泰烈) 사무총장도 "한나라당은 여성들한테 한없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최 의원에게 인간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분들을 통해 결자해지 해달라는 당의 뜻을 전달하고 있지만 그 이상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 속에서 최 의원이 탈당 당일 지역 공천신청자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는 한 언론 보도로 인해 여당으로부터 공세를 받았던 점을 놓고 당 일각에서는 불편한 심경을 여과없이 토로하는 기류도 표출됐다.
한 당직자는 "최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빨리 사퇴해야 한다"면서 "잘 안되면 당에서 먼저 제명 동의안이라도 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당직자는 "국민 사이에서는 최 의원이 탈당한 만큼 공천 신청자에게 돈을 돌려주려고 만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면서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진상을 파악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여성의 날을 맞아 당내 일부 여성의원들은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의원은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만 이제 의원직 사퇴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의원은 "최 의원을 감싸는 당내 일각의 분위기에 할 말을 잃었다"면서 "이번 사태를 아무 일 없듯 넘어가면 당에도 부담이 될 뿐더러 변화를 추구한다는 한나라당의 진실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고진화(高鎭和) 의원도 SBS라디오 `진중권의 SBS전망대'에 출연, "정치권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취 상태"라며 "최 의원의 (성추행 파문) 처리 과정을 보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공인에 대해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이 이번에도 정확히 적용돼야 한다"고 사퇴 촉구에 공감했다. 최 의원은 평소 당내에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정의화(鄭義和) 의원과도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의원은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만 이제 의원직 사퇴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의원은 "최 의원을 감싸는 당내 일각의 분위기에 할 말을 잃었다"면서 "이번 사태를 아무 일 없듯 넘어가면 당에도 부담이 될 뿐더러 변화를 추구한다는 한나라당의 진실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고진화(高鎭和) 의원도 SBS라디오 `진중권의 SBS전망대'에 출연, "정치권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취 상태"라며 "최 의원의 (성추행 파문) 처리 과정을 보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공인에 대해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이 이번에도 정확히 적용돼야 한다"고 사퇴 촉구에 공감했다. 최 의원은 평소 당내에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정의화(鄭義和) 의원과도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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