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2023년 새해 연하장.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새해를 맞아 각계 인사들에게 보낸 연하장 이미지가 해외 작가 작품을 베낀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야당에서는 “일국의 대통령 연하장이 베끼기,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9일 밤 언론 공지를 내어 “일부 언론의 연하장 디자인 도용 의혹 제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새해 연하장은 역대 대통령의 연하장을 다수 제작한 경험이 있는 디자인 전문 업체에 의뢰해 연하장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연하장 안쪽면 왼쪽에 그려진 해당 이미지는 역사 유적과 한복, 한식, 드라마, 태권도같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펜그림이 빼곡히 배열돼 있는 구성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미지 거래 플랫폼인 ‘셔터스톡’에 등록된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셔터스톡 누리집에는 해당 이미지와 상당히 유사한 이스라엘 출신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이 ‘비상업용’으로 게시돼 있다. 이미지와 구성, 서체도 모두 비슷하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커지자 “연하장에 활용된 ‘디자인 이미지’는 외국인 시각에서 우리나라 문화콘텐츠를 형상화한 것으로, 해당 업체에서 적법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구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로부터 연하장 제작을 의뢰받은 업체가 해당 작가 쪽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서 제작했다는 얘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연하장(오른쪽)과 외국 작가의 디자인 이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은 이미지 거래 플랫폼인 ‘셔터스톡’에 등록된 디자인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를 근거로 대통령실을 상대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앞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국내외 주요 인사 및 국가유공자, 사회배려계층 등에 취임 후 첫 신년 연하장 발송’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2023년 윤 대통령의 연하장은 ‘케이 콘텐츠의 매력을 전 세계로 확산한다’는 국정과제를 반영해 다양한 한국의 문화, 전통, 유·무형문화재 등을 디자인화 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야당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 “ 저도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윤 대통령의 연하장을 받았다 . 놀랍게도 이 연하장은 해외 홈페이지 이미지를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며 “육안으로 얼핏 봐도 베꼈다는 의혹을 사기에 너무나도 충분하다 . 일국의 대통령 연하장이 베끼기,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