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3일 정식으로 대통령실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서면 사직서를 제출한다.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사흘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조속히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 쪽 관계자는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저출산위 부위원장 사직의 뜻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서 내일 서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김대기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실 쪽에서는 그동안 ‘실물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만큼 ‘반려’ 또는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나 전 의원 쪽 관계자는 ‘서면 사직서 제출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사직서를 안 내) 절차를 안 밟았다고 하니까 서면으로 정식으로 내겠다고 한 것”이라며 “(출마 여부를) 결심을 하기 위해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좋을 게 없다는 판단 속에,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비친다. 나 전 의원은 앞서 이날 국민의힘 세종시당 신년 인사회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우리 다시 한번 힘을 뭉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하고,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친윤계와 대통령실 비토라는 암초에 부딪힌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확정하지 못하고 장고를 이어가는 사이, 친윤석열계 당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오는 1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수도권 당심 몰이에 나선다. 김 의원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15일 오후 명동에서 오세훈 시장과 단둘이 만나 막걸리를 마시는 일정이 잡혀 있다”며 “오 시장으로부터 수도권 현안을 듣고 자문을 구하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윤상현 의원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당대표론’을 띄우는 상황에 맞서 오 시장과의 연대를 부각하며 세 과시에 나선 것이다.
송채경화
khsong@hani.co.kr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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