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곡관리법 개정안 부의의 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퇴장해버려 여당 의원석이 비어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다만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 부의하는 선에서 그쳤다. 여야는 향후 법안 내용이나 처리 시점 등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법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안건 상정 여부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손에 달렸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양곡관리법 개정안 부의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쌀 시장 가격 안정과 식량 안보차원에서 찬성하는 의견과 재정 부담·장기적인 쌀값 하락 우려로 반대하는 의견이 있다”며 “이러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를 중심으로 해서 무엇이 농민들을 위하는 것인지 심사숙고해서 여야가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 협상은 쉽지 않을 걸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법안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야당 단독 상정 가능성도 열어두는 등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 뒤 기자들을 만나 “법안이 이대로 처리되면 농정 정책으로서 최악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며 “그 사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안으로 수정될 수 있다면 협상을 해 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홍근 원내대표는 본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어떤 보완적 내용을 제출할 것인지 지켜보겠다”면서도 “우리가 합당하게 설득될 만한 그런 대안이나 수정안 제시가 없다면 우리로서는 부득이 현재 올라온 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거나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일 때 정부가 이를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해당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 건을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법안을 상정하며 제동을 걸었으나, 민주당은 법안 직회부 요구 30일 이내에 여야 합의가 없으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묻는 무기명 투표를 한 국회법을 들어,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부의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활동 기한을 오는 5월까지로 연장하는 안도 통과됐다
. 또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요구 등의 내용 등이 담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가결(재석 158명 중 찬성 158명)됐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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