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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조용한 내조’는 여기까지?…김건희 여사 ‘요란한 내조’

등록 2023-02-01 05:00수정 2023-02-02 09:20

김건희 여사가 3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신년 덕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3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신년 덕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주가조작 의혹 등 사법리스크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조용한 내조’에 머물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김 여사는 3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관계자 200여명이 모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최근에 해외 순방을 다니다 보니까 해외 정상들께서 압도적으로 저에게 하는 질문이 한국 디자인 또는 한국 문화, 한국 패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여쭤보시고 관심을 가지셨다”며 “그만큼 한국 디자인은 국내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중심 속에서 많은 기대와 성원 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우리 디자이너분들께서 세계 중심에 있는 그런 기대 속에 항상 계시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이 자리에 오늘 같이 참석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감격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김 여사는 디자인계 인사들과 나란히 서서 떡케이크를 자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날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던 캄보디아 소년 옥 로타군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윤 대통령과 함께 만났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의 캄보디아 순방 때 배우자 프로그램을 빠지고 김 여사가 만났던 그 아동이다. 당시 ‘아동의 빈곤 상황을 이용한 부적절한 일정’이라는 논란이 일었지만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로타군을 찾아가는 등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언론에도 이를 공개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를 초청해 안아주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를 초청해 안아주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는 설을 앞둔 지난 11일엔 ‘보수의 심장’인 대구의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났고, 지난 27일과 30일에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식사를 함께 했다. 김 여사의 적극적 움직임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후반대에 안착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사법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김 여사 관련 의혹 제기에 고발로 대응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캄보디아 현지의 로타군 집을 방문해 찍은 사진에 대해 ‘최소 2~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론 보도를 인용해 김 여사의 추가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을 모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김 여사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야당발 의혹 제기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사회적 약자 챙기기 등 김 여사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부정 여론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김 여사의 행보와 관련 “우리 사회의 약자나 어려운 분들, 대통령이 함께 하지 못하는 그런 행사와 격려 자리를 하는 것”이라며 “전문가이자 (전시) 기획자로서 그동안의 여정 있었기에 공감대를 확산시킬 수 있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보폭이 넓어지면서 일각에선 김 여사 활동을 공식적으로 지원할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는 대통령실 부속실에 담당 인력이 배치돼 김 여사 일정을 돕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선거 당시 말씀 드렸던 약속 그대로”라며 “제2부속실 설치 계획은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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