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불신의 원인은 더불어민주당 등의 내로남불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 국회의 위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검증 기준이 후퇴하고 ‘적폐청산’ 작업을 하면서 부처 산하기관장을 사퇴시킨 블랙리스트 의혹을 거론하며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라고 했다. 또 “이재명 대표의 내로남불도 죄송하지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발언을 거론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랬던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불신의 이유로 ‘내로남불’과 함께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을 들며 국회의원 윤리강령 전문을 읽기도 했다. 그는 현직 국회의원과 배우자가 수사와 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건수가 88건(지난해 12월 기준)이라는 참여연대 자료를 인용했고 “최대한의 윤리와 양심을 요구받는 국회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법률 위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특히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를 떠나서 현재 이재명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의 윤리성 제고를 촉구하면서 결국엔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를 비판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연설의 3분의 1 정도를 민주당과 전 정부를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낱말은 ‘민주당’(41회)이었으며 내로남불(10회), 이재명·문재인(각각 5회)도 다수 언급됐다. 반면, ‘윤석열·협치·통합’이라는 낱말은 딱 한차례씩 등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 안보·기후·인구 위기 등을 “대한민국 생존과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하는 근원적 원인”이라고 진단했고 “연금·노동·교육도 반드시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 연설 뒤 “경륜 있는 의원으로서 여러 염려와 걱정을 잘 전달해주셨다”면서도 “국정을 무한책임 지고 있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시종일관 남 탓과 무대책으로 일관한 것은 매우 아쉽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현재 국민의 삶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집권여당과 정부는 무엇을 할지 대책을 제시해야 함에도 그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