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보고될 예정인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이탈표 단속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양심껏 표결하라”며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에서 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다.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정권의 조봉암 사법 살인, 박정희 정권의 김영삼 의원 제명, 전두환 정권의 김대중 내란 음모 조작 사건까지 독재 권력은 진실을 조작하고 정적을 탄압했지만 결국 독재자는 단죄됐고 역사는 전진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이 드디어 야당 죽이기의 본색을 드러냈다. 민주공화국인 선진 대한민국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될 현대판 사화”라고 반발했다. 최고위원들도 “(검사독재 정권의) 최후의 발악”(박찬대 의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체포동의 요구서는 대검과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의장은 체포동의 요구서를 받은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24~72시간 안에 무기명 표결에 부쳐야 한다. 72시간을 넘기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현재 예정된 24일 본회의에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야는 2월 임시회 의사일정 협의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그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토론회가 예정돼있어, 27일 본회의를 열어 체포동의안을 표결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목표로 하는 민주당 지도부는 이탈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재적의원(299명)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169석의 민주당만으로도 부결시킬 수 있다. 다만 가결을 주장하거나 그런 방향을 내비쳐온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을 합치면 122석이어서,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무소속 의원들 중에서 28표 이상 찬성표가 나오면 가결될 수 있다.
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내용을 보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으로 수감 중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특별면회한 내용이 최근 언론에 유출된 일 등으로 검찰에 대한 당내 반발은 고조됐다. 한 비명계 의원은 “검찰에 대한 반감이 많아 이탈표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검찰 행태를 보면 (체포동의안에) 동조할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부결) 때도 민주당 의석수를 밑도는 반대표(161표)가 나와 당 지도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낼 것 같다. 의원총회를 열어 (친전) 내용을 공유하고 입장을 말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는 데에는 당내 반대가 적지 않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화하는 것에는 견해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쪽저쪽을 만나봐도 야당 대표에 대한 탄압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는 게 전체적인 정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양심껏 임하라”며 가결을 주장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1대 국회가 헌정사에 양심을 저버린 죄인으로 기록되지 말도록 하자”고 말했다. 당대표 후보들도 “이번에도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워 과감한 ‘이재명 방탄’에 나설지 국민이 차갑게 지켜볼 것”(김기현 의원)이라고 압박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의당은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해야 하고 불체포특권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할 뜻을 내비쳤다.
윤석열 정부 들어 현역 의원 체포동의안은 노웅래 의원(부결)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21대 국회(2020년~)에서 정정순(민주당)·이상직(무소속)·정찬민(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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