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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사면초가 이총리…사퇴결심 굳힌 듯

등록 2006-03-13 16:01

`자진사퇴' 압박속 결자해지 불가피
`백지위임' 가능성등 완전 배제못해

`3.1절 골프' 파문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자진 사퇴 결단을 내릴 것인 지에 정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거취 결정을 위한 면담을 앞두고 이 총리의 의중이 골프 파문 수습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

총리실 안팎에서는 `자진사퇴'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 가운데 가능성은 낮지만 노 대통령에게 거취 문제를 `백지 위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대세 인정 `자진사퇴' = 이 총리가 아프리카 순방 이후 노 대통령을 만나 표명할 수 입장은 먼저 당의 `사퇴' 압박속에서 스스로 사퇴를 표명하는 것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골프 파문이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면 더 이상 `실세 총리'로서 국정을 이끌기 힘들고 한달 보름가량 앞둔 5.31지방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여권의 힘든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전제에서다.

이 총리는 이런 점들을 고려해 `내기 골프'로 여론이 악화된 주말과 휴일인 11∼12일 삼청동 총리공관에 머물며 당의 고위 인사들로부터 `사퇴불가피론'을 골자로 한 당 분위기를 전달받고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한 간부는 "이 총리가 주말동안 당 인사들과 통화하며 당 분위기를 전해 듣고 별다른 말씀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곧바로 사퇴와 연결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로 해석할 수 있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1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열심히 일해온 간부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아무리 상황이 그렇다해도..차질없이 국정이 잘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해달라"고 말해 `사퇴'를 암시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거듭된 사과가 마치 자신의 문제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으며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잘 관리해 달라"는 당부는 마치 `고별사'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총리가 노사관계 모범사업장으로 강한 관심을 보여왔던 경기 이천 하이닉스 반도체 방문일정을 실무 차원에서 당초 17일에서 `대통령 면담 이후'로 유보한 점도 총리실내 기류변화를 읽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총리실 측은 이 총리의 `사과와 당부'에 대해 "총리실 안팎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착실하게 국정을 챙겨야 한다는 의미"라며 `거취문제를 초월한 의례적 언급'으로 해석했으며, 외부 일정 조정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에게 거취문제 `백지위임'= 이 총리가 자진 사퇴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골프 파문 확산에 대한 사과와 함께 거취문제에 대해 노대통령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상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총리가 자신의 퇴진으로 인해 2004년6월 취임이후 다져진 분권형 권력구조 자체를 다시 짜야 하는 통치권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노 대통령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골프 파문의 사실관계 자체가 자신의 정치 인생에 `최대 오점'이 될 수 있는 사퇴로까지 이어질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청와대의 자체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재신임'을 물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입장은 이 총리와 정치적 거취를 같이 하고 있는 총리 비서실 일부 간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총리실 한 간부는 "총리의 3.1절 골프가 엄밀히 말해 사퇴로까지 이어질 만큼 큰 사안이냐"며 "청와대의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와 검찰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최종 결단을 내릴 사안이지 `마녀사냥'식으로 해결된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맺고 끊음'이 분명한 이 총리의 성격이나 정치적 스타일에 비춰볼 때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이 총리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분일뿐아니라 자신을 구구하게 변명하지도 않는 성격"이라면서 "대통령에게 고민을 떠넘기기보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대통령에게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자신 사퇴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3.1절 골프 파문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여론과 소속 정당인 열린우리당의 사퇴압박, 야당인 한나라당의 검찰 고발 등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이 총리는 이번 사태를 `자진사퇴'로 매듭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유력해 보인다.

한편 이총리는 이날 오전 8시31분께 여느때와 다름없이 정부 중앙청사에 출근했으며 피곤한 기색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지난주보다는 훨씬 밝은 표정이었다.

이 총리는 또한 예정대로 오전 확대간부회의와 오후 용산 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위원회를 각각 주재하며 주요 관심사에 대해 질문하거나 당부할 사항들을 챙기기도 했다.

한승호 김범현 기자 hs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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