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중통)이 2일 “전쟁광들의 망동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르면 3일 한·미·일 해상훈련도 예정돼 있어, 한반도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중통>은 이날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면 전쟁을 가상해 3월13일부터 11일간이라는 역대 최장기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프리덤 쉴드’(자유의 방패)를 강행한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 광기는 연합상륙훈련 ‘쌍용’에 병행 돌입한 이후 최절정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과 그 추종무리들은 저들이 상대하는 국가가 핵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빈말을 모르는 우리 인민과 군대의 특질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통> ‘논평’은 북한 당국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외무성 대변인을 포함한 고위 인사나 기관 ‘담화’보다는 격이 낮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지난 1일 담화를 내어 “젤렌스키 당국이 이미 구멍이 숭숭 뚫린 미국의 핵우산 밑에 들어서야만 로씨야(러시아)의 강력한 불벼락을 피할 수 있다고 타산하였다면 그들은 분명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북핵에 대응하는 한·미를 우회적으로 겨눈 것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북한의 위협과 한·미의 연합훈련이 반복되며 한반도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지휘소연습인 ‘자유의 방패’는 지난달 23일 끝났지만, 한·미는 사단급 상륙훈련인 ‘쌍룡훈련’과 미국 항공모함 전개 훈련 등을 계속하고 있다. 쌍룡훈련은 지난달 20일에 시작해 3일까지 이어진다.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가 참가한 가운데 한·미·일 3국은 이르면 3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할 전망이다. 한·미·일 전력이 한반도 근해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건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북한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평안북도 영변의 주요 시설에서 강도 높은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고 1일(미국 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 가동이 계속되고 있는 점이 드러났으며, 실험용 경수로(ELWR)에서 원자로 냉각수 방출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실험용 경수로 주변에서 물 방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방류는 실험용 경수로가 거의 완성 단계에 도달해 작동 상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의 치킨게임 속에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며 “북한의 담화, 논평 등으로 분석해 볼 때 (예고한 대로) 4월 초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고, (4월 말) 한-미 정상회담 시점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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