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환영행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관국으로 초대된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만남 성사 여부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함께할지 여부는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자회담에서의 (정상 간) 조우나 일정은 변동 가능성이 있어 어떤 일정이든 조율이 완료되면 말씀드리는 게 적절할 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깜짝’ 일본행을 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히로시마공항에 도착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정상회의 전체 의제와 일정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최종일인 21일에 주요 7개국 정상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션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참관국 정상 자격으로 21일까지 히로시마에 머무는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얼굴을 맞댈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작된 참관국 정상 참석 확대회의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세계적 복합 위기를 극복하자는 제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인류가 직면한 도전에 맞서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적극적 역할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 위기는 확고한 연대 정신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는 소신과 원칙을 견지해왔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선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식량 취약국 지원에 앞장서고, 팬데믹 등 의료 대응에 개도국, 빈곤국 모두 공평한 접근을 보장받도록 새로운 약속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 환경 분야에서도 탈탄소 국제규범의 룰 세팅 등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와 지난 7일 서울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12일 만에 다시 만났다.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아잘리 아수마니 코모로 대통령에 이어 3번째로 입장하며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했고, 기시다 총리, 기시다 유코 여사와 차례로 악수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총리 부부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히로시마/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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