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2023 한-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한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2023 한-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키리바시·통가·투발루·바누아투·파푸아뉴기니 정상과 양자 회담을 열었다. 태평양 섬 지역을 둘러싼 미-중 패권갈등이 거센 가운데 이뤄진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와 법치를 기반으로 한 가치외교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타네시 마마우 키리바시 대통령,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 카우세아 나타노 투발루 총리, 이슈마엘 칼사카우 바누아투 총리,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와 회담을 열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작년 말 (한국 정부가)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태평양 도서국의 ‘2050 푸른 태평양 대륙 전략’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한-태평양 도서국 특색에 맞는 협력사업을 구체화해나가자”며 “대한민국은 자유와 법치 가치를 추구하는 나라로 태평양 도서국들과 정의롭고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태평양 도서국 지역은 미-중 경쟁 속에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중국은 해양자원과 에너지 등이 풍부한 이 지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 지난해 4월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맺었다. 미국도 지난해 9월 워싱턴에서 태평양 도서국과 첫 정상회의를 열었고, 협력특임대사를 신설했다. 지난 22일에는 파푸아뉴기니와 안보협정을 맺었다. 가치외교를 강조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거듭 미국 쪽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지역에서 미국, 일본과 함께 중국 견제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주도해온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협력체에 동참한다고 발표했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 회담 뒤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관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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