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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중국 보란 듯… 한-베트남 “희토류 공급, 해양치안 협력 강화”

등록 2023-06-23 18:22수정 2023-06-23 19:14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 공동 언론발표에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 공동 언론발표에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보반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희토류 등이 포함된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두 나라 사이의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희토류 중국 의존을 줄이려는 한국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는 베트남의 이해가 상호 반영된 결과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트엉 주석과 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했다.

윤 대통령은 “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특히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희토류 매장량이 중국에 이은 세계 2위다. 최근 중국과 관계가 악화한 한국으로서는 베트남을 통해 대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위험 완화)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과 방위산업 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이번에 체결한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공고해진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베트남과의 방산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베트남 치안역량 강화를 위해 해경의 퇴역 함정을 베트남에 양도하기로 했다. 남중국해 섬 영유권 문제를 두고 중국과 갈등하는 베트남과 대중 견제 성격을 띤 인도·태평양 전략을 아세안 국가들까지 확장하길 바라는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실은 한-베트남 정상회담 결과가 중국을 의식한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꺼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하노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양경찰청이 일정 한도로 사용한 이후에 베트남에 넘겨주는 선박의 톤수 규모가 (중국-베트남 사이의) 남중국해 갈등에 투여될 수 있을 만한 크기는 아니다”라며 “중국이 결부된 남중국해 해양 갈등과 오늘 이뤄진 해양경찰청 엠오유를 연결짓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희토류 등 광물 협력 또한 대중국 견제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물음에 관해서도 “베트남과의 희토류 협력 단계는 우리의 반도체·배터리 생산, 첨단기술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광물자원 확보라는 점에서 주목한다”며 “특정한 국가에 대한 반작용이라기보단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 세계 식량 위기가 가중되면서 경제안보와 공급망이 불안정한 가운데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는 공급망 다변화를 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은 역내에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이라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엉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북한과 베트남은 각각 평양과 하노이에 대사관을 운영하는 수교국가이며, 2019년 하노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번째 정상회담이 열렸다. 윤 대통령은 24일 귀국한다.

하노이/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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