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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폭정엔 탄핵밖에” “가짜뉴스”…여야 고성 오간 대정부 질문

등록 2023-09-05 20:20수정 2023-09-05 21:39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열린 정치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노골적인 이념 공세를 “정권 차원의 극우화 작전”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며 발언 수위를 끌어올리자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발언을 취소하라”는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최근 윤 대통령이 계속 ‘공산전체주의 세력’을 언급하는 등 야당과 시민사회에 대해 ‘공산당’이라는 인식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 발언대로 우리 사회에 그런 공산주의 추종 세력이 있다면 누구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그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 세력이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거듭 ‘색깔론’을 빼어 든 데 따른 비판이다. 이에 한 총리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가 확실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열망을 계속 표현하시는 게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발언을 이어간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무도한 폭정을 계속한다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탄핵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탄핵을 언급한 건 김 의원만이 아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윤석열 정권 1년4개월은 헌법 파괴의 시간이었다”며 성토를 쏟아냈다. 설 의원은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육사) 교정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고, 국가보훈부가 독립군을 토벌하는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했던 백선엽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권은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들과 싸우고 있다.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건 물론이고 국민들이 탄핵하자고 나설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석에선 “탄핵이라니!” “탄핵 발언 취소하세요!” “총리님 답변하지 마세요” “가짜뉴스!” 등 고성이 쏟아졌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발 경청해달라.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 않다”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며 불쑥 ‘이념전쟁’에 뛰어든 것을 두고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극우 뉴라이트 성향 단체 출신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017년 촛불정국 당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참여해 만든 한국자유회의의 주요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 요직을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고, 창당선언문의 내용도 윤 대통령의 8·15 경축사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단체 창당발기인 148명 가운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11명 이상이 현 정부의 임명직을 맡았다는 것이다.

윤 의원이 “이 단체는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이야기하는 건 전형적인 전체주의 사고’라고 하는 등 극단적인 주장을 펼친다. 이런 생각이 옳다고 보냐”고 묻자 김영호 장관은 ‘궤변’에 가까운 답변을 내놨다. 김 장관은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며 “대한민국 국민 5천만명이 모두 주권자로서 권력을 직접 행사한다면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주최 행사에 참석한 것 등을 두고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시도”라고 문제 삼으며 ‘갈라치기’에 동참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 총리에게 “조총련이 반국가단체라고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 난 사실을 아시냐”며 “이런 반국가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 국회의원 자격이 있다고 보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국회의원으로서는 적절치 않았다”고 답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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