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6일 간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일 열리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를 ‘정치집회’라는 이유를 들어 불참하기로 하자, 윤 대통령을 초청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정치집회라는 프레임을 씌워 유가족을 모욕한다”고 비판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야당이 주도하는 정치집회라 참석 못한다는 용산(대통령실)의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였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굉장히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저희가 자식을 잃고 슬픔에 대한 부분들을 호소하면서 부모들이 그 아픔을 함께하고자 여는 추모제”라며 “대통령이라면 마땅히 당연히 와서 유가족들을 어루만져주고 국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메시지도 던져줘야 함에도 오히려 ‘정치집회’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유가족들을 모욕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8일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1주기 추모식에 윤 대통령을 초청한 바 있다. 하지만 26일 대통령실은 유가족뿐 아니라 야4당이 공동 주최하는 점을 들어, 순수한 추모식이 아니라며 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어떠한 메시지도 없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라도 (추모식에) 와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해달라는 뜻으로 초청한 것인데 그마저도 거부하는 모습을 보고 참 참담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정감사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장관은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난이라는 건 불행하게도 반복되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책임자가 그만두는 형식으로는 재난을 절대 예방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재난이 발생되지 않게끔 자기의 직을 걸고 막으려고 하겠다는 메시지를 국민한테 던져줘야 국민이 안심하는데 항상 발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 국민들이 불안해서 어떻게 일상을 살아갈 수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책임자들이 책임을 지고 그만둬야 그다음에 이 직에 오는 사람들이 긴장을 하게 되고 자신은 (전임 책임자처럼) 하지 않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