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노동자 손배소 피해당사자 및 가족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9일로 예정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초·재선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법안 처리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 등과 함께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표결을 통해 이들 4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초·재선 의원들은 의무적으로 전원 필리버스터에 참여한다. 4개 법안에 각각 최소 15명 이상, 1인당 3시간 이상 기준을 뒀다”며 “이 법의 부당함을 국민들께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20명, 방송 3법에 40명 등 모두 60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소 180시간에 걸쳐 필리버스터에 나설 예정이다. 소관 상임위 간사인 임이자·박성중 의원을 첫 주자로 초·재선 의원 전원과 권성동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도 직접 발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노동자 손해배상소송 피해당사자, 가족들과 간담회를 열어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겠다. 반드시 노란봉투법을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조기에 종료시킬 뜻도 밝혔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 의원 5분의3(179명) 이상의 찬성 의결이 있으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과 정의당을 포함한 비교섭단체, 무소속 의원들까지 179석이 (필리버스터 중단에) 도움주시는 걸로 확정지었다”며 “24시간이 지나면 개별 입법부터 끊어서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에 걸쳐 4개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업체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방송 3법은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교육방송(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편해 정치권의 영향력을 줄이는 내용이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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