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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인요한 “대통령 사랑하면 결단하라” 다시 압박…친윤·지도부 ‘침묵’

등록 2023-11-06 19:10수정 2023-11-07 02:47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6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년 4월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고 공개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대통령을 사랑하면, 나라를 사랑하면,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되면 결단을 내리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채널에이(A) 유튜브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가 다 알지 않느냐.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어제저녁에도 (당 지도부와 친윤계 인사) 여러명에게 결단을 내리라고 전화했다”고 공개했다. 인 위원장은 ‘결단의 대상으로 권성동·장제원 의원이나 김기현 대표가 떠오른다’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중에 한두명만 결단을 내리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가타부타 답을 내놓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역구(부산 사상)에서 열린 부산시 제2청사 착수식 소식을 알렸다. 인 위원장이 희생을 요구한 김기현 대표도 ‘총선 불출마와 관련해 인 위원장의 연락을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또다른 질문이 있냐”며 말을 돌렸다.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혁신위 전체회의 뒤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요구에 호응한 ‘친윤’ 의원은 “당이 요구하면 불출마하겠다”고 한 이용 의원 한명에 그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수가 많다고 물갈이 대상이 된다는 건 억울한 일”이라면서도 “물론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나 지도부가 우리 당 강세 지역에 출마하는 것은 내년 선거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임은 자명하다”고 적었다.

이런 가운데 부산 출신으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해운대갑)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전 대표의 관계를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디제이피) 연합에 빗대며, 공천권까지 줘서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을 데이터로 분석한다’ 토론회에서 “(지난 대선 당시) 이 전 대표와 윤 대통령의 관계는 디제이피 연대와 유사하다”며 “(향후 이 전 대표가 탈당해 2030 남성층 등) ‘이준석 세력’이 빠지면 당의 총선 결과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에게 내각(장관) 추천권을 주고, 공천권도 줘야 한다”며 “이건 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결단도 필요하다. 이준석 세력을 아예 인정하지 않고 무시한다면 윤 대통령 본인에게도 큰 피해가 간다. (총선 패배로) 레임덕 정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도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싸늘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페이스북에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라. 억지봉합쇼라도 한다고 18개월간의 실정이 가려지냐”고 썼다. 윤 대통령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 어떠한 혁신 시도도 소용없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을 만나려고 부산을 찾은 인 위원장을 “미스터 린튼”(Mr. Linton·인 위원장의 영어 이름)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퇴짜를 놓은 채 따로 만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12월 말을 기한으로 제시하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중순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을 만나 정국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신당을 만들 거면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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