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허은아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모습. 왼쪽부터 이기인 경기도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 전 대표, 허 의원. 김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실명을 거론하며 여당 현역 의원 5~6명이 신당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측근인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허은아 의원·김용태 전 최고위원·이기인 경기도의원)과 서울 동대문구 허 의원의 사무실에서 4시간 가량 만나 신당 창당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의원 5~6명의 실명도 언급했다고 한다.
이기인 도의원은 한겨레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 심지어 티케이(TK)·피케이(PK) 등 생각지 못했던 국회의원 몇명이 이 전 대표에게 연락했다는 걸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연락 온 의원들을 이번 주부터 일대일로 만날 계획이라고 한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당내 의원들과는 어떤 방식이든지 항상 소통하고 있다”며 “최대 화두가 (신당이라) 대화가 많이 나오는 건 맞지만, 누굴 찍어서 접촉하거나 그런 게 아니다. 제가 능동적으로 접촉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아용인 4인방은 이 전 대표의 창당 구상을 듣고 ‘12월 말까지 당이 변화가 없으면 결단할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신당 창당을 하지 말라고) 설득하러 갔는데, 설득당하고 왔다”고 했다. 허은아 의원은 “큰 틀에서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당내 친이준석계와의 이번 회동에 앞서 최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을 만나는 등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의 핵심 지역 기반인 대구를 공략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준석 신당’을 둘러싼 설전은 주말에도 이어졌다.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를 겨눠 “시대정신에 맞아야지, 선거공학이나 배지를 달기 위한 움직임은 안 된다”고 하자, 이 전 대표는 “‘싸가지론’이라도 들고나오려나 본데, 윤핵관의 하수인이 되어 싹수없게 정치한 반개혁적 인물들이 누구인지 심층분석 시작하겠다”고 반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대구에서 이준석·유승민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어려우니까 도전하겠다”고 응수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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