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10월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파괴 또는 철수했던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북한이 복원하고 있는데 대응해 우리 지피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지난 27일 밤 한국방송(KBS)에 출연해 ‘우리도 지피를 복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을 받고 “그렇다. 상대방이 경계 초소에서 가까이 우리를 보고 무장하고 위협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는다면 그건 안 되겠죠”라고 답했다. 김 차장은 ‘일단 그 조처부터 하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도 “네”라고 확인했다. 전날 군 당국은 북한군이 9·19 합의에 따라 철수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지피 11곳을 복원해 병력을 투입하고 무반동총 등 중화기를 반입했다고 발표하며 대응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김 차장은 이어 “지금 북한이 하는 행동은 전방에 감시 초소를 다시 만들고 무장하는 것이니까, 당장은 조금 지켜보겠지만, 우리도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김 차장은 9·19 합의 전체에 대한 효력 정지를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선 “의도적이고 반복적으로 (북한이) 5년 동안 9·19 합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해왔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추가적으로 9·19 합의에 대해 국무회의를 열거나 나머지 조항들에 대해 효력을 정지하거나 하는 조치가 필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의도적으로 (합의) 전체를 파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조치에 대해 대응을 자위권적인 차원에서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 차장은 정부의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 선언이 한반도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해석에 대해 “지금 그렇게 만드는 것이 북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한민국을 흔들거나 안보 위협을 느끼게 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다음 행동을 주저하게 만들고 분열시키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아울러 연내 개최가 무산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서는 “3국 외교장관이 11월 말(지난 26일)에서야 회동하게 돼 의제 세팅과 공동 문안 조율에 몇 달이 걸린다”며 “내년 초나 상반기 중에 우리나라에서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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