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왼쪽 둘째)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의결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내년 4월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안이 오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될 예정인 가운데, 지도부는 3일 “혁신위가 역할을 혼돈하고 있다”며 거듭 선을 그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본연의 역할에 맞는 내용을 정리해서 최고위에 보고되길 기대한다”며 “다소 궤도 이탈의 조짐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해야 할 업무와 혁신위 역할은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 지금은 혁신위가 스스로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최고위가 어떤 특정인의 출마 여부를 규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했다. 혁신위가 요구하는 ‘희생론’은 이달 중 꾸려질 공관위로 넘겨서 다룰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가 오는 24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않고 ‘빈손 해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도부가 혁신위 1호 안건인 ‘홍준표·김재원·이준석 징계 취소’를 제외하고 나머지 안건들에는 즉각 화답하지 않으면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와 별개로 총선 준비 ‘마이 웨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총선기획단과 (출범할) 공관위, 공약개발단 등 몇개의 트랙이 굴러갈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는 서울이나 수원 지역구에 투입할 목적으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영입하는 등 외부 수혈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기현 지도부가 더 이상 인요한 혁신위를 공격하고 무안 주는 반혁신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인요한 혁신안을 전폭 수용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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