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이 전쟁 같은 정치를 끝내자”는 퇴원 메시지를 냈다. 지난 2일 부산에서 습격당해 입원한 뒤 8일 만의 퇴원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 정치, 대결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를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며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민 여러분, 생사가 갈리는 위급한 상황에서 목숨을 구해주신 부산의 소방, 경찰, 그리고 부산대 의료진분들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병원에서 입원하지 않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에 관한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이 저를 살려주셨다.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5분가량의 발언에서 이날 탈당한 3명의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나 11일 탈당 예정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향한 통합 언급은 없었다.
왼쪽 목 상처 부위에 밴드를 붙이고 퇴원 메시지를 발표한 그는 불편한 듯 목소리를 여러번 가다듬기도 했다. 현장에는 지지자와 유튜버 100여명이 나왔다. 이 대표는 자택에서 치료를 이어간다. 당무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중요한 당무는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무가 산적해 있는 만큼, 이 대표는 복귀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당 주변에서는 4·10 총선이 9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어수선한 당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추가 탈당을 단속하고,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할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할지’ 선거제 관련 당의 태도도 확정해야 한다. 공천 갈등 방지와 인재 영입 역시 과제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민주주의를 위협한 이번 피습 사건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 대표가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갈등과 분열의 언어를 몰아내고 치유와 통합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논평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