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장관과 이계안(李啓安) 의원이 25일 두번째 TV토론 대결을 벌였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TV 토론에 출연한 두 후보는 각각 상대방에 대한 비교우위를 주장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강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서울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나만큼 큰 흐름을 잡고 있는 후보는 없는 것 같다"며 "(이 후보의 정책이) 서울 전체를 놓고 구상한 것인지 의문이 조금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나는 강 후보와 달리 준비된 시장"이라며 "중산층과 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에 대한 답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더 이상 상대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고, 토론회도 다소 밋밋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부동산과 교육, 교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책구상을 일부 공개했다.
강 후보는 강남재건축 문제와 관련, "아파트가 낡으면 다시 지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면서도 "당장 완화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상당히 섬세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명박(李明博) 시장의 뉴타운 건설계획과 관련, "뉴타운에 집만 짓는게 아니라, 지역의 중소기업을 활성화해 일도 하고 문화도 즐기는 미래형 신도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교육문제와 관련, 자립형사립고와 학군폐지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뒤 "교육예산을 늘려 공교육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교과 내용과 교육의 질, 교육시설에 집중투자해 강북에서도 구역별로 명문학교를 만들겠다"고 `강북거점 명문학교론'을 폈다.
강 후보는 교통과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지하철이 개설되지 않은 12개 구역에 경전철을 개설하는 방안과 서울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미세먼지와 경유, 트럭을 규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서울을 명품도시로 만들고 싶다"며 청와대 용산이전과 학군제 폐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도입 등의 공약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특히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은 사실을 소개하면서 `준비된 시장론'을 폈다.
두 후보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회를 마친 것과는 달리 두 후보 캠프는 장외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펴기도 했다.
이 후보측은 이날 강 후보가 청년위원장, 여성위원장, 상무위원,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당 간부들과 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에 대해 "강 후보측이 과거 중앙정치 중심의 동원형 줄세우기와 세몰이식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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