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경선 이모저모
25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전국 대의원과 당원, 국민참여선거인단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15분의 정견발표에서 맹형규 후보는 ‘준비된 후보’를, 홍준표 후보는 ‘배짱있는 야당 후보’를, 오세훈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각각 장점으로 내세웠다.
맨 먼저 정견발표를 한 맹 후보는 “5만 공무원, 15조원의 예산, 1천만 시민을 거느린 서울시를 이끌어가려면 준비된 후보가 나서야 한다”며 “비전과 정책으로 준비된 후보만이 보라색 이미지의 후보를 실력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정치에선 더 준비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때도 있어야 한다”고 두 경쟁 후보를 견제했다. 그는 강한 인상을 주려는 듯 연설 도중 웃옷을 벗어던지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 정권에 맞서 싸울 후보는 자신 밖에 없다며, ‘강단’을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 자리는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대찬 후보가 아니면 감당할 수 없다”며 “과거 총풍, 병풍 등이 터졌을 때 저는 당을 위해 항상 최전선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다음 대선에서 이기려면 강북 민심을 잡아야 한다”며, 유일한 강북 출신(동대문 을) 후보임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당의 외연을 넓혀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 줄 후보라는 점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이제 오세훈 덕분에 강금실 거품이 꺼져 누가 나가도 이긴다는 주장이 들려오지만 이는 지난 대선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라며 “높은 지지율에 안주해 결국 얻은 게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오 후보는 또 “이미 여당 후보와 이겨놓고 싸우는 후보, 서울의 25개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이 함께 당선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라며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날 체조경기장 주변은 경선 시작 전부터 긴장과 열기로 술렁였다. 지지자들은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기호가 적힌 깃발과 막대 풍선을 흔들며 한껏 세를 과시했다. 일부 열성 지지자들은 맨몸에 지지후보 기호를 쓴 ‘보디 페인팅’도 선보였다.
경선장 안에는 ‘노무현 정권심판, 홍준표’, ‘확실한 승리후보, 오세훈’, ‘흔들림없이 당을 지켜온 맹형규’ 등 구호가 적힌 펼침막이 내걸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성연철, 황준범sychee@hani.co.kr
성연철, 황준범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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